밀양 송전탑 공사 닷새째…주민들 '옥쇄 투쟁?'(종합)

밀양 송전탑 공사재개 이틀째인 3일 오후 경남 밀양 단장면 바드리 88번 현장에서 공휴일인 개천절에도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2013.10.3/뉴스1 © News1 전혜원 기자
밀양 송전탑 공사재개 이틀째인 3일 오후 경남 밀양 단장면 바드리 88번 현장에서 공휴일인 개천절에도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2013.10.3/뉴스1 © News1 전혜원 기자

(경남=뉴스1) 박동욱 기자 = 밀양 송전탑 공사재개 닷새째인 6일 비교적 평온한 분위기 속에 한국전력공사는 공사 진척에 안간힘을 다하고 모습이었다.

주말을 맞아 시민단체 회원 등 외부 지원세력들이 결집하면서 한때 긴장감이 흘렀으나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하지만 공사 현장 주변에서 주민들이 묘소로 파놓은 구덩이와 주변에 매달아 놓은 목줄이 곳곳에 발견돼 밀양 사태의 심각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한전은 새벽부터 직원 180명과 시공업체 인력 80명 등 260명을 투입해 '765kV 신고리~북경남 송전선로 건설공사 4공구' 공사에 박차를 가했다.

지난 2일부터 공사가 재개된 곳은 단장면 바드리마을(84,89번)과 동화전마을(95번), 상동면 도곡리(109번), 부북면 위양리 도방마을(126번) 등 5곳이다.

한전 측은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내년 5월까지 밀양지역 송전탑 52기를 모두 완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예상과 달리 공사현장 주변이 비교적 잠잠한 상태를 유지하자 전날부터 경찰력을 절반으로 줄인 12개 중대 900여명을 배치,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이날 오전 7시40분께 10여명의 주민들이 단장면 평리마을 부근에서 진입로를 막고 있다가 경찰과 한때 실랑이를 벌였으나 큰 마찰은 발생하지 않았다.

표면적으로는 주민들의 반대 투쟁이 소강 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주민들이 '묘소'로 설치해 놓은 구덩이와 위험물질이 발견돼 공안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단장면 동화전 마을 공사현장 주변과 부북면 위양리에에 무덤처럼 생긴 구덩이가 발견됐다.

이 구덩이는 가로 2m, 세로 0.7m, 깊이 0.8m 정도로 2~3명이 들어갈 수 있는 크기로, 구덩위 위에는 5개 안팎의 목줄이 걸려 있다.

© News1

또 구덩이 옆에는 1.5리터 플라스틱 페트병에 휘발유가 담겨 있어 섬뜩한 느낌마저 주고 있다.

이 구덩이를 설치한 주체가 누군지에 대해 서로 다른 주장이 나온다.

일부 언론에서는 통합진보당 당원들이 5일 구덩이와 목줄을 설치했다고 보도했지만, 주민들은 자신들이 마지막 저항하는 터전으로 만든 곳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대 대책위 이계삼 사무국장은 "어제(5일) 주민들이 구덩이를 만들고 있는 상태에서 통진당 당원 5명 가량이 도와준 것으로 확인됐다"며 "주민들은 마지막까지 결사항쟁하려는 투쟁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주민들이 만들어 놓은 노숙시설인 움막도 반대 투쟁의 본거지로 사용되고 있어 눈엣가시로 작용하고 있다.

주민들은 단장면 고례리 헬기장 등 6곳에 움막을 설치해 놓고 노숙장소로 활용하고 있다.

밀양시는 지난 2일 고례리에 설치돼 있던 움막을 철거했지만 나머지 움막은 주민들의 극렬한 저항으로 철거할 엄두를 못내고 있다.

이들 움막이 반대 투쟁을 상징하는 장소로 자리매김한 셈이다.

전날 반핵단체 회원과 야권 당원 등 200여명의 외부인들이 주민들과 합세하면서 충돌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날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현재 밀양 공사장 주변에는 반대 주민 일부와 민노총 소속 조합원 등 100여명이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농성을 하고 있는 상태다.

부북면 위양리 공사장과 상동역 앞에서 단식 농성을 하던 4명은 체력이 급격히 약화되면서 주변의 만류로 병원에서 안정을 되찾고 있다.

iecon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