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송전탑 공사 사흘째…'인권침해 논란' 부상(종합)
건립 현장안 '공사 순조'…밖에선 '인권침해' 우려 확산
경찰, 연행된 시민단체 회원 4명 구속·7명 불구속 입건
- 박동욱 기자
(경남 밀양=뉴스1) 박동욱 기자 = 한전의 밀양 송전탑 공사가 속도를 내는 가운데 반대 주민들에 대한 인권침해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한전은 공사재개 사흘째인 4일에도 단장면 바드리마을 등 5곳에서 부지 정지 작업 및 기초굴착 공사를 벌였다.
공사 현장 진입이 경찰에 의해 철저히 통제되는 가운데 한전은 이날 자체 직원 196명과 시공사 인력 76명을 투입, 공사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한전은 공사 현장별 필요 자재를 모두 확보했다고 판단, 이날 오후 헬기 운행을 중단한 채 밤샘 공사를 하는 등 공사 완공을 최대한 서두르고 있다.
한전의 공사가 본격화하면서 반대 주민들의 저항도 갈수록 '생존 싸움'으로 변하고 있다.
산에서 노숙하거나 단식하는 주민들이 늘어나면서 부상자는 물론 '인권 침해'사례도 속출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이날 오전 6시께 단장면 고례리 공사 현장에서는 한전 공사 인력이 투입되는 과정에서 부근에서 밤샘 노숙을 하던 주민 10여명이 경찰과 충돌했다.
주민들은 몸에 쇠사슬을 서로 묶은 상태에서 한전 직원들의 진입을 막다가 경찰의 저지를 받는 과정에서 김옥희(60·여), 최말녀(78·여), 김말수(79)씨 등 3명이 탈진증세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들은 밀양시에서 지난 2일 노숙시설인 움막을 철거해 버리자 극한적인 저항감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부북면 위양리 공사현장에서 지난 1일부터 단식 농성을 시작한 주민 3명은 임시 천막도 치지 못하고 바닥에서 스티로폼을 깐 채 단식을 하다 김모(57·여)씨가 3일 오후 의식을 잃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은 한전 인력의 공사장 출입에 지장을 준다는 이유로 천막 설치를 막다가 인권 침해 논란이 일자 4일 오전에야 천막을 주민들에게 돌려줬다.
이처럼 인권 침해 사례가 이어지자 반대 대책위원회는 4일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이 주민들의 안전에 가장 큰 위협이 되는 존재"라며 경찰의 융통성있는 대처를 촉구했다.
이계삼 사무국장은 또 다른 인권침해 사례로 "밀양시 단장면 바드리마을 89번 공사현장 뒷산에서 노숙하는 주민들이 음식물을 공급받지 못하고 밤샘 노숙을 하고 있는데도 경찰이 주민들의 진입을 막는다는 이유로 이들에 대한 접근을 막고 있다"고 비난했다.
반대 대책위는 이날 오후 이 같은 사례를 들어 현지에 파견돼 있는 국가인권위원회 조사관들에게 긴급 구제를 신청했다.
이에 따라 인권위의 주선아래 일부 공사 현장에서는 주민 및 시민대표 등에 한해 제한적으로 공사 현장 진출입을 허용했다.
또 4일 오전 9시40분께 단장면 동화전 마을 송전탑 공사 부근에서는 주민 손모씨가 뒷산 자신의 소유지에 천막을 치고 있는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다 한전 용역직원으로부터 흉기로 위협을 받았다며 창원지검 밀양지청에 고소장을 접수하기도 했다.
주민들의 반대 투쟁에 외부 시민단체의 가담이 늘어나면서 경찰도 '불법행위자에 대한 현행범 체포' 방침에 따라 적극 가담자를 연행하는 등 강력 대응하고 있다.
경찰청은 현지에 사복 체포조를 배치, 주동자 색출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경찰청은 전날 현지에서 연행한 시민단체 회원 11명을 마산과 김해 등 경찰서에 분산시켜 조사한 뒤 주동자 등 가담 정도가 무거운 4명에 대해 업무방해 및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나머지 7명에 대해서는 불구속 입건했다.
주민들과 외부 단체 회원들의 반대 투쟁이 거세지자 밀양지역 원로들은 4일 호소문을 발표, "밀양 송전탑 문제는 밀양시민과 지역주민들의 의사로 결정돼야한다"고 강조했다.
박창기 전 시장 등 34명의 지역원로들은 이날 "일부 정치권과 사회운동단체가 지역사회의 갈등을 부추기고 주민 반목과 불화를 조성하는 사례가 있으나 더 이상 (이를) 수용할 수 없다"며 외부단체의 불간섭을 촉구했다.
iecon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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