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장 출마' 정념 스님 "절대권력 유혹 끊어야…단임제 명문화"
'제38대 총무원장 도전' 퇴우 정념 스님 인터뷰…"결과 겸허히 받들 것"
정념 스님 "단일화 필수지만 이길 카드를 만드는 시기가 중요"
-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퇴우 정념 스님은 절박했다, 조계종의 수행종풍을 바로 세우고자 한다. 그가 강원도 월정사 산문 밖으로 나온 까닭이다. 제38대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선거 기호 2번. 정념 스님은 총무원장 단임제 명문화와 교구자치, 재정 투명화를 통해 종단 신뢰를 회복하고자 한다.
현재 총무원장 선거는 연임에 도전하는 기호 3번 진우 스님에 맞서 기호 1번 경우와 2번 정념이 종단 개혁의 공감대를 형성한 상황이다. 이에 단일화가 화두다. 정념 스님은 단일화에 동의하지만 단순한 표 계산보다 종책을 융합하고 연임을 끊는 일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단임제는 정념 스님의 공약 가운데 가장 두드러지는 대목이다. 그는 조계종의 종풍 확립을 위해서는 단임제가 특정 세력의 이해에 흔들리지 않도록 하는 신뢰의 토대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총무원이 대정부·대사회·국제 역할과 시대적 방향 설정에 집중하고, 현장 사업과 교구 대중의 복지는 교구가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념 스님은 1956년 경남 고성에서 태어났고 만화 희찬 스님을 은사로 1980년 사미계, 1985년 구족계를 받았다. 오대산 선원에서 수행했고 상원사 주지, 중앙종회의원, 호법분과위원장 등을 지냈고 2004년부터 월정사 주지를 맡아 통합종단 이후 첫 교구본사 주지 6연임 기록을 세웠다.
정념 스님은 단일화가 필요하지만 단순 표 계산으로 정할 것이 아니라 세 후보가 종책을 공개 토론하며 사부대중의 동의를 넓히는 과정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선거 결과에 대한 승복도 약속했다.
정념 스님은 "(경우 스님과) 함께한 것은 특정한 셈법에 따른 결합이 아니라 종단을 개혁해야 한다는 공감에서 비롯됐다"며 "권한을 나누고 재정을 투명하게 하며 대중과 함께 결정하는 종단을 만들어야 한다는 원칙에서 종책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단일화 시기를 묻자, 정념 스님은 "단일화는 필수라고 지속해서 이야기했지만 급하게 서두를 일이 아니다"면서도 "다만 너무 늦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표가 적은 사람이 양보한다는 단순한 계산보다 이길 수 있는 카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다양한 경우의 수를 고려해서 단일화의 시기와 방식을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확보한 선거인단의 수를 묻자, 정념 스님은 "선거인단 한 분 한 분의 뜻을 숫자로 계산하면 사부대중을 표로만 계산하는 정치처럼 비칠 수 있다"며 "과반 162표를 셈하기보다 남은 기간 지혜의 경청로드를 통해 단임 서약과 교구자치, 재정투명 공개 종책을 설명하고 설득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최종 득표는 선거인단이 판단할 몫이고 결과가 어떻든 겸허히 받들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정념 스님은 조계종의 현실을 중앙 권력이 경직되고 교구의 분권과 자율성이 저해된 구조로 규정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대안이 총무원장 단임제다. 아울러 총무원은 시대 전환의 방향을 제시하고 대정부·대사회·국제 역할에 집중해야 하며, 현장 사업과 교구 대중의 복지는 교구가 책임지는 분권형 체계가 필요하다고 봤다.
자승 스님의 영향을 묻자, 정념 스님은 "공보다 과가 크다"며 "절대권력이 오랫동안 지속되면서 수행종풍이 훼손되고 권력에 법이 종속화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조계종이 말로만 수행을 이야기할 뿐 모든 흐름이 권력 중심으로 흘러갔고, 그 권력이 결국 세속화의 길"이라고도 했다.
정념 스님은 "(이런 영향으로) 중앙 권력인 총무원이 경직됐고 개별 교구의 분권과 자율성이 저해되는 경향도 있었다"며 "총무원은 과도한 사업 집행보다 한국불교가 나아갈 방향을 설정하고 시대 전환에 응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단임제가 종단 개혁에서 맡을 역할을 묻자, 정념 스님은 "단임제는 정체성 확립과 대응 노력이 특정 세력의 이해에 흔들리지 않도록 하는 신뢰의 토대"라며 "불교가 스스로 무엇인지를 바로 세우는 일이 대중화와 확장, 불교중흥의 초석"이라고 했다. 그는 "좋은 성과는 사람이 아니라 제도로 이어가야 한다"며 "권력 연장의 유혹을 끊어내고 신뢰를 회복하는 리더십 교체가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정념 스님은 출가자 급감과 탈종교화를 절차 개혁만으로 풀 수 없는 정체성의 문제로 진단했다. 출가자와 청년 불자의 이탈, 지역 사찰의 위기는 종단 신뢰 약화와 맞물려 있으며, 외연을 넓히는 대중화도 정체성을 흐리면 뿌리 없는 유행에 그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주요 공약을 살펴보면, 조계종의 간화선을 근본 수행으로 세우고 명상을 대중이 선의 세계로 들어오는 통로로 삼고자 한다. 자연명상마을과 단기출가학교 모델을 전국 교구로 확산하고 출가 천명 프로젝트로 출가 문턱을 낮추며, 다국어 명상 앱·AI 기술을 결합한 K-명상과 불교AI윤리선언, 대장경 기반 AI 콘텐츠를 추진한다.
교구자치법에 따른 말사 주지 임명권 이양과 중앙예산 30%의 단계적 교구 포교사업 배정, 미자립 사찰 지원기금, 승려 의료비 전액 지원과 교구별 노후 요양 거점 등 전 생애주기 승가복지도 공약으로 제시했다.
모바일 AI 대중공사 플랫폼은 1만3000여 스님과 사부대중이 스마트폰으로 종단 현안을 상시 토론하는 공론장이다. 교구본사와 문중 단위의 지원 소임자, 사찰 현장의 대면 의견 수렴, 서면·전화 접수 창구를 병행해 고령 스님도 디지털 활용 여부와 관계없이 의견을 낼 수 있도록 한다.
한편 제38대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선거는 9월 3일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진행된다. 투표권은 중앙종회의원 81명과 전국 24개 교구본사에서 선출하는 선거인 240명 등 321명에게 주어진다. 선거인단은 이달 19일부터 23일까지 선출한다. 총무원장 임기는 4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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