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계 "한국 사랑한 프란치스코 교황…국민 기억 속에 살아 있어"(종합)

프란치스코 교황이 21일 선종했다. 사진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2022년 12월 25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 발코니에 나타나 성탄절 '우르비 엣 오르비' 축복을 전하며 군중에게 손을 흔드는 모습. ⓒ AFP=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21일 선종했다. 사진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2022년 12월 25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 발코니에 나타나 성탄절 '우르비 엣 오르비' 축복을 전하며 군중에게 손을 흔드는 모습. ⓒ AFP=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국내 종교계가 21일(현지 시각) 프란치스코 교황이 88세를 일기로 선종하자, 일제이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니며 추모의 뜻을 전했다.

한국 천주교회는 이날 "이제 뵐 수 없어서 슬프지만 주님 품 안에서 편안히 쉬실 교황님을 생각하며 기쁨으로 보내 드린다"고 입장을 밝혔다.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는 애도문을 통해 "끝까지 세상에 관심을 두시며 전쟁과 반목이 없는 온전한 평화를 염원하셨다"며 "교황님께서는 아름답게 하느님 품으로 돌아가시는 모범을 온 세계에 보여 주셨다"고 말했다.

이 주교는 "2014년 방한 때, 한국 천주교회의 특별한 전통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셨다"며 "한국 천주교회가 남과 북으로 분단되어 있는 한반도와 전 세계에 희망과 평화 지킴이로서 수행할 책무가 있음을 강조하셨다"고 전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정순택 대주교도 한국교회와의 깊은 인연을 회상하며 "2014년 방한 당시, 한국 교회의 순교자들을 위해 로마 밖에서는 처음으로 시복식을 집전하셨다"며 "2027년 서울에서 열릴 세계 청년대회(WYD)를 앞두고, 교황님께서 청년들에게 남기신 사랑과 격려의 말씀이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더욱 깊이 살아 숨 쉬길 희망한다"고 했다.

정 대주교는 "2024년 11월 WYD 십자가 전달식에서 교황께서는 한국을 다시 방문하고 싶다는 뜻을 직접 표현하시기도 했다"며 "교황님의 말씀을 가슴에 새기고, 믿음으로 응답하겠다"고도 밝혔다.

다른 개별 종교계에서도 애도문을 발표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인류의 큰 스승이신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높은 자리에서 낮은 이들을 살피시며 평화와 연대의 가치를 몸소 실천하셨다"며 "교황께서는 종교의 경계를 넘어, 겸손과 자비로 인류의 고통을 함께 나누신 분"이라고 회상했다.

진우스님은 "큰 별이 지고 세상은 다시 어두워졌지만 교황께서 남기신 사랑과 헌신의 길은 우리 모두의 마음에 남아 있다"며 "전 세계 가톨릭 신자 여러분께 깊은 위로를 전하며,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을 인류와 함께 애도한다"고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21일(현지시간) 선종했다. 향년 88세. 사진은 교황이 2021년 12월 3일 키프로스의 수도 니코시아에 있는 니코시아의 주 축구 경기장에서 미사를 집전하며 향을 피우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최종일 선임기자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 김종혁 목사는 "생전에 지구촌 분단의 현장을 찾아 화해와 용서의 메시지를 남기셨다"며 "교황의 바람처럼 하루속히 지구촌의 모든 전쟁이 그쳐지길 기도한다"며 프란치스코 교황을 추모했다.

원불교 최고지도자 왕산 성도종 종법사는 "교황께서 (2014년) 한국 방문 시 한반도 평화와 화해를 위해 기도하고, 종교 지도자들에게 평화와 비폭력의 길을 함께 걸어가자고 당부한 말씀을 원불교는 깊이 기억한다"고 전했다.

불교, 기독교, 원불교, 천도교, 유교, 민족종교 등 한국종교지도자들이 소속된 한국종교지도자협회(종지협) 역시 프란치스코 교황과 한국과의 깊은 인연을 떠올리며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교황은 2014년 방한을 통해 세월호 유가족과의 만남을 비롯해 한국 사회에 큰 위로를 전하셨다"며 "따뜻한 미소와 겸손한 행보는 지금도 한국 국민의 기억 속에 살아 있다"고 했다.

한편 바티칸은 영상을 통해 성명을 내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현지 시각으로 이날 오전 7시 35분 88세를 일기로 선종했다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부터 12년간 교황직을 수행했다. 올해 2월부터 기관지염을 앓다 폐렴 진단을 받고 한 달 넘게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art@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