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회장 "20년 넘게 입어 낡아진 수녀복…수녀님의 삶 자체"(종합)
기증 수녀복 19벌… 기도방석과 치유베개로 부활
전시 '수녀복, 기도와 치유가 되다' 4월13일까지 명동 요갤러리
-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저들의 눈물이 나의 눈물이 되게 하소서'라는 수녀님들의 기도는 자신을 향하는 법이 없습니다. 가난한 사람과 함께하시는 수녀님들에 대한 감사와 존경을 담아 이번 전시를 준비했습니다."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세례명 실바노)은 29일 오후 1시 서울 명동 디아트플랜트 요갤러리에서 직접 기획한 특별전 '수녀복, 기도와 치유가 되다'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4월13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의 개막식에는 염수정 서울대교구 추기경을 비롯해 수녀복을 기증한 '마리아수녀회'와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도회' 소속 수녀들이 참석했다.
박 회장은 개막식에 참석한 염 추기경에게 기도방석과 치유베개의 제작과정을 설명하고 함께 기증한 수녀들의 발언과 활동 등이 담긴 동영상을 감상했다. 동영상의 내레이션도 박 회장이 직접 맡았다.
마리아수녀회 수선실에서 일하는 한 수녀는 동영상에서 "옷감을 사러가면 상인들이 이 천으로 옷을 만드는 곳이 없다곤 한다"며 "우리는 이런 천으로 옷을 만들기 위해 직접 해입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수녀님들은 봄여름 옷 3벌, 가을겨울 옷 3벌씩 총 6벌을 최소 20년 이상 입으셨다"며 "낡고 해진 수녀복은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순종의 맹세를 한 수녀님들의 삶을 잘 드러낸다"고 말했다.
그는 2019년 세상을 떠난 마리아수녀회 김옥수 미카엘라 원장수녀에 대해 특별히 언급하기도 했다. 박용만 회장은 "2019년 원장수녀님의 장례식에 참석했다"며 "벚꽃이 하얗게 만발한 비탈길을 상여가 내려가는 광경이 정말 마음 아팠다"고도 말했다.
김영진(차이킴) 한복 디자이너는 "박 회장이 가져다준 수녀복 20벌을 보고서 머릿속에서 그려놨던 것들을 모두 지워야 했다"며 "최소 20년부터 30~40년 가까이 입으신 수녀복은 이분들의 삶을 어떻게 설명하지 않아도 다 설명이 된다"고 말했다.
염수정 추기경은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한 수녀님들의 삶이야말로 기도와 헌신의 진짜 삶이다"라며 "다가오는 부활절을 맞아 좋은 선물(전시)를 준비해주셔서 박 회장과 수녀님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세간에 알려진 직함을 철저하게 숨겼다. 대신에 '오더오브몰타'(Order of Malta) 코리아 YM 회장이라는 직함을 썼다. '오더오브몰타'는 로마에 본부를 둔 가톨릭 단체이며 한국어로는 '몰타 기사단'이다.
'몰타 기사단'은 전 세계 120개국에서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위한 의료·복지·구호활동을 펼치고 있다. 박 회장은 2015년 4월 한국지부 설립과 함께 초대 회장을 맡아 지금껏 활동하고 있다.
한편 두산가(家)는 박승직 두산 창업주 시절부터 대대로 천주교 집안이었다. 박용만 회장은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외할머니 손에 자랐다.
그는 청소년 시절부터 명동성당을 다닌 그는 새해 미사 때는 명동성당 맨 앞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몇 시간씩 줄을 설 정도로 신앙심이 깊다고 전해진다.
박 회장은 2019년 서울 동대문 시장을 오가던 낡은 구르마(수레)를 해체해 십자가로 만든 '구르마, 십자가가 되다'전을 통해 세상에 따뜻한 감동을 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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