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 '시왕도' 중 도난됐던 '제2초강대왕도' 40년만에 환수
조계종 "佛 개인소장자에게 유상기증 옥천사로 환수"
- 박창욱 기자
(서울=뉴스1) 박창욱 기자 = 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장 자승스님)은 경남 고성 옥천사(주지 진성스님)와 함께 보물 제1693호로 지정된 옥천사 '시왕도'(十王圖)의 한 폭인 '제2초강대왕도'(第二初江大王圖를 프랑스에서 환수했다고 28일 밝혔다.
옥천사의 명부전에 봉안된 '시왕도'는 모두 10폭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중에서 '제1진광대왕도', '제2초강대왕도' 2폭이 도난당해 현재 8폭만이 남아 있다. 사찰 기록물을 수집·보관하는 대한불교조계종 중앙기록관에 보관된 서류를 통해 1976년 11월12일 도난된 사실이 확인됐다.
조계종에 따르면 옥천사의 대웅전과 명부전 불화는 1744년 화승 효안(曉岸)의 주도하에 조성되었다. 대웅전의 '영산회상도'와 '삼장보살도'는 현재 1997년과 1988년에 도난된 상황이다. 명부전 불화인 '지장보살도'와 도난된 '제1진광대왕도', '제2초강대왕도'를 제외한 '시왕도' 8점은 2010년 12월21일 보물 제1693호로 지정되었다.
'시왕도'는 '불설예수시왕생칠경'(佛說預修十王生七經)을 근본경전으로 하여 조성한 불화로, 고려시대에 시왕신앙이 들어와 조선시대에 이르러 크게 유행하면서 많이 제작된 불화이다.
옥천사 '시왕도'는 한 폭에 시왕 1위(位)를 묘사한 형식을 취하고 있으며, 각 화면에는 용두장식 의자에 좌정한 시왕과 권속을 상단에 배치하고, 하단에 채색된 구름문양으로 화면을 구획하여 각 시왕에 해당하는 지옥 장면을 묘사하였다.
이번에 환수된 '제2초강대왕도'의 초강대왕은 죽은 후 이칠일(14일)만에 만나게 되는 왕으로 초강(初江)에서 망자의 죄를 심판하고, 초강을 건너는 망자를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프랑스의 개인소장자는 옥천사 '제2초강대왕도'를 한국에서 체류하던 마지막해인 1981년에 인사동 고미술상에서 구입하여 프랑스로 가지고 돌아갔다고 한다. 옥천사 '제2초강대왕도'는 35년간 프랑스 소장자가 보존해 오다 최근 프랑스 국립기메박물관을 통해 문화재청에 알려졌다.
이 내용을 전해받은 조계종은 도난여부에 대한 근거서류를 조계종 중앙기록관에서 확인하였다. 이후 조계종은 문화재청 국제협력과를 통해 프랑스법 및 국내법에 대한 법률자문을 받아 개인소장자와 협의하였다.
도난 문화재임을 확인한 소장자는 조계종과의 협의 끝에 불화의 원 사찰인 옥천사 반환하는 데 동의하였으며, 옥천사에서 프랑스를 방문하여 환수 업무를 마무리하였다. 이번 환수는 개인소장자에게 기증사례비를 지급하는 유상기증형태로 환수하였으며, 지난 23일에 불교중앙박물관 수장고로 이운하였다.
'제2초강대왕도'는 구입당시의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고, 현재 불화의 보존상태도 양호하여 소장자의 보존노력을 엿볼 수 있다. 이 불화는 불교중앙박물관에서 불화 보존상태를 면밀하게 확인한 후, 안정화 시간을 거쳐 옥천사로 이운할 예정이다.
조계종은 옥천사의 도난 불교문화재를 2014년과 지난 8월12일에도 나한상 2점씩, 총 4점을 환수했다. 조계종 문화부장 정안스님은 “이번 환수를 바탕으로 조계종단은 사례에 따라 환수 방향을 다각화하여, 도난 불교문화재가 환지본처 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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