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애견유모차 끌고 쇼핑천국 '스타필드' 가 보니…
곳곳에 펫티켓 안내문 부착, 타인 배려
대부분 매장에 반려동물 동반 입장 가능해
- 최서윤 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어머, 귀여운 강아지가 유모차에 앉아 있네. 우리 인사할까?"
지난 24일 기자가 키우는 개 '멍뭉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애견인들의 쇼핑천국, 스타필드 하남을 방문했다. 유모차에 탄 멍뭉이를 본 5세 아이는 "엄마, 강아지야" 하면서 다가왔고 엄마는 강아지한테 인사하라며 대화를 먼저 시도했다. 아이는 개를 보고 소리 지르거나 약 올리지 않았고 엄마도 아이에게 함부로 개를 만지게 하지 않았다.
◇ 스타필드의 꾸준한 펫티켓 캠페인… 방문객 인식 바꿨다
지난 2016년 9월 스타필드 하남이 복합쇼핑몰 최초로 반려동물 동반 입장을 허용했을 때 찬반양론이 팽팽했다. 이후 유명 연예인의 개로 인해 인명사고가 나면서 동반 출입 반대 목소리가 커지기도 했다.
하지만 스타필드는 물러서지 않고 반려동물 동반 출입 입장을 고수했다. 지난해에는 펫케어, 설채현·조우재 수의사와 함께 펫티켓(펫+에티켓) 캠페인을 벌이는 등 인식 개선에 힘썼다. 승강기, 에스컬레이터 앞과 매장 곳곳에는 반려동물과 마주쳤을 때 행동과 배설물 처리 방법 등을 적은 안내문을 세웠다.
스타필드의 이 같은 노력은 어느 정도 효과가 있어 보였다. 멍뭉이를 태운 유모차를 끌고 다니며 만난 방문객들의 상당수는 개를 데리고 있든 그렇지 않든 서로 조심하려는 모습이었다. 간혹 남자 아이 중에는 멍뭉이를 보고 "멍멍~" 하며 자극하는 경우도 있긴 했다.
"개한테 웬 유모차?"라며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사실 스타필드 안에서는 애견유모차를 끌고 다니는 사람들이 꽤 있다. 가끔 사람유모차와 비슷해서 안에 개가 있는지 사람이 있는지 헷갈리기도 한다. 멍뭉이처럼 털이 까만 개들은 유모차에 넣으면 잘 안 보여서 안을 봤다가 깜짝 놀라는 사람도 있었다.
개를 정말 아기처럼 생각해서 유모차에 넣을 수 있다. 그러나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서 넣는 경우가 대다수다. 올해 11세인 멍뭉이는 강아지 때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기운이 넘친다. 반려동물 동반쇼핑몰이라고 하지만 실내인 관계로 애견유모차에 태운 것이다. 언젠가 한번 멍뭉이가 자신보다 덩치가 작은 푸들에게 물린 이후로는 평소 잘 짖지 않다가도 푸들이 보이면 짖는다. 그래서 혹시라도 푸들과 마주칠까 유모차에 넣었더니 마음 편하게 쇼핑을 즐길 수 있었다.
◇ 매장 대부분 반려동물 동반입장 허용… 음식점은 출입불가
애견유모차를 끌고 다니면서 좋은 점 중 하나는 음식점을 제외한 거의 모든 매장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화장품 매장인 러쉬를 포함한 대부분 매장이 반려동물 동반 입장을 허용하고 있지만 일부 매장은 이동가방에 넣어야 출입이 가능하다. 유모차를 끌고 다닌 덕분에 음식점을 제외한 거의 모든 매장을 이용할 수 있었다.
스타필드엔 볼거리가 많았다. 반려동물 의류와 동물 모양의 휴대전화 케이스를 판매하는 매장이 눈에 띄었다. 곳곳에 설치된 강아지 모양의 조형물은 애견인들을 반겼다. 카카오프렌즈샵 포토존 및 마블 영화의 주인공 아이언맨과 헐크 장난감 앞에서 사진을 찍는 재미도 쏠쏠했다. 반려동물 장례식장 펫포레스트에 따르면 훗날 펫로스증후군을 치유하려면 평소 사진을 많이 찍고 추억을 남겨두는 것이 좋다. 그래서 이날도 열심히 멍뭉이 사진을 찍었다.
반려동물을 동반하고 스타필드를 왔다면 반드시 들러야할 곳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반려견 이름을 딴 '몰리스펫샵'이다. 이곳에서 다양한 사료와 용품 구매가 가능하다. 카페 안에서 커피 한잔의 여유도 느낄 수 있다. 이 뿐 아니라 애견호텔에 강아지를 맡길 수도 있다.
스타필드 내 음식점 대부분은 반려동물 출입이 안 된다. 이곳을 찾는 애견인들에게는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그러나 멀지 않은 곳에 애견동반식당들이 있으니 소상공인과 상생 차원에서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멍뭉이도 스타필드에 오기 전 남양주시에 있는 애견식당 '도시락'에서 밥을 먹고 넓은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실컷 놀다 왔다. 이미 친구들과 뛰어놀았고 대리석 바닥이 강아지들의 관절에 별로 좋지 않은 것도 있어서 애견유모차는 여러모로 도움이 됐다.
스타필드에 반려동물을 동반하려면 광견병 등 예방접종은 필수다. 일일이 검사하지는 않아 전적으로 애견인들의 양심에 맡기고 있다. 스타필드가 올해 대기업의 사회적 책무 중 하나로 공익 캠페인을 진행한다면 예방접종과 함께 동물등록을 하고 매장 방문을 권유하는 것이 필요해 보였다.
또 배설물 처리를 얘기할 때 대변은 물론 소변도 치우며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방법을 알려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자는 멍뭉이와 외출할 때 배변봉투 뿐 아니라 물수건, 휴지, 물통, 탈취제를 다 들고 나간다.
멍뭉이는 이미 오래 전에 중성화수술을 해서 밖에서 영역표시(마킹)를 거의 하지 않는다. 혹시라도 시설물에 영역표시를 하면 우리집이라고 생각하면서 휴지와 물수건으로 닦고 탈취제를 뿌린다. 나무에 영역표시를 하면 물을 뿌린다. 물통은 갖고 있으면 목마른 개한테 물을 주거나 다른 개한테 물린 뒤 1차 소독, 개싸움을 말릴 때 등 여러 모로 유용하다.
최근에는 영역표시가 심한 개들은 매너벨트를 착용해야 입장하게 하는 애견카페들도 생겨나고 있다. 이런 것들을 스타필드가 반영해 운영한다면 더욱 쾌적해지고 명실공히 애견인과 비애견인이 서로 갈등 없이 공존하는 공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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