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쿠아리움에 살고 있는 재규어·원숭이…수족관 맞아?
- 김연수 기자

(서울=뉴스1) 김연수 기자 = "아이들과 물고기 보러 갔다가 재규어가 있어서 깜짝 놀랐어요. 정형행동을 하는 동물들을 보고 4살된 딸이 불쌍하다고 하더라고요."
지난 2014년 개관한 일산 아쿠아플라넷은 한화가 830억원을 투자해 만든 아쿠아리움이다. 그러나 이곳엔 재규어와 알락꼬리여우원숭이 등 육상동물도 전시돼 있다.
이 때문에 개관 당시에도 논란이 됐다. 동물보호단체들은 일광욕을 즐기는 것으로 유명한 알락꼬리여우원숭이를 실내에만 두고, 야생동물인 재규어를 야외 방사장도 없이 유리관에 전시하는 것에 지적했다.
야생에 사는 재규어는 하루에 서울면적의 7분1에 해당하는 85㎢를 이동한다. 또 헤엄치는 것을 좋아해 미국동물원수족관협회에서는 재규어 사육장에 웅덩이, 연못, 폭포 등으로 꾸며놓고 물과 가까이 하도록 해놨다.
하지만 일산 아쿠아리움의 재규어는 발만 겨우 담글 수 있는 물웅덩이가 있는 우리에서 살고 있다. 그것도 자연채광이 전혀 안되는 유리전시관에 전시돼 있다.
최근들어 야생동물을 전시하는 수족관들이 늘고 있다. 대전 아쿠아리움은 호랑이, 사자, 곰, 재규어뿐 아니라 악어, 타조, 원숭이 등도 전시돼 있다. 이달 31일 오픈 예정인 부천 플레이아쿠아리움도 백호와 백사자, 반달가슴곰 등을 전시하고 '맹수 먹이 주기 체험'을 운영할 것이라고 홍보했다.
하지만 좁은 수족관에 육상 야생동물까지 전시하는 것에 대한 시선은 곱지않다. 일산 아쿠아리움을 방문했던 사람들 중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왜 수족관에 재규어가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옥상에 포니하고 당나귀도 있는데 겨울에 칼바람을 피할 곳도 없이 다 맞고 있어서 화가나 고객의 소리에 학대라고 쓰고 나온 기억이 있다" "오래전 바다사자가 하염없이 울부지는 것을 보고 또 다른 학대인것 같아 속상했었다" 등의 불쾌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에 이형주 어웨어 대표는 "수족관은 대부분 실내이기 때문에 육상동물에겐 사실상 '실내동물원'과 다름 없다"며 "실내에선 야생동물의 생태적 습성을 충족시킬 수 있는 환경 제공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현행법상 동물원은 10종 50개체, 수족관은 300㎥ 또는 면적 200㎡ 수조만 갖추고 있으면 무엇으로든 등록이 가능해 2000개체가 넘는 육상동물을 전시하면서 '수족관'으로 등록한 동물원도 있었다"며 "결국 해법은 동물원을 허가제로 바꿔 동물원이든 수족관이든 적절한 환경을 갖춘 시설만 운영되도록 하고, 수족관이 육상동물 전시 중단 든 자정 기능을 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올해 12월13일부터 시행 예정인 개정된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의한 법률'에 따르면 환경부와 해양수산부는 앞으로 5년마다 동물원 및 수족관 관리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생물 종 특성에 맞는 종별 가이드라인을 동물원에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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