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아저씨의 동행] 문 대통령의 마루와 뚱아저씨의 흰돌이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 경남 양산 매곡마을 사저에서 풍산개 '마루'를 쓰다듬고 있는 모습. (청와대 제공) ⓒ News1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 경남 양산 매곡마을 사저에서 풍산개 '마루'를 쓰다듬고 있는 모습. (청와대 제공) ⓒ News1

(서울=뉴스1) 라이프팀 = 문재인 대통령은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분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고양이 찡찡이의 집사이기도 하고, 덩치 큰 풍산개 마루를 가족처럼 아끼며 키우는 분이기도 합니다.

며칠 전 문 대통령께서 경남 양산시의 자택에 다녀오신 적이 있습니다. 그 때 대통령을 가장 먼저 맞이해준 것은 바로 마루입니다.

덩치 큰 녀석이 문 대통령 앞에서 발라당 누워 뒹구는 모습을 보니까 '아, 이 녀석이 정말 대통령을 좋아하는구나'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더군요. 뚱아저씨도 덩치 큰 백구 '흰돌이'를 키우다보니 그런 모습에 더욱 정감이 갑니다.

뚱아저씨 집에는 여덟 마리의 반려견이 있습니다. 모두 안락사 직전에 있거나 위험한 상황에 처해있던 유기견이었지요.

뚱아저씨와 함께 생활하고 있는 여덟 마리의 반려견들. 가장 앞에 있는 개가 흰돌이다. ⓒ News1

그중 백구 흰돌이는 제게 큰 위로를 주는 반려견입니다. 제가 유기동물에 관심을 갖게 해주는 동기가 된 반려견이기도 합니다.

5년 전 어머님이 갑작스럽게 화재사고로 돌아가시고, 한 달 후에 아버님이 폐암으로 돌아가시면서 큰 슬픔에 빠져 한동안 제대로 생활을 하지 못한 적이 있습니다. 그 때 제게 힘을 준 것이 바로 당시 입양했던 백구 흰돌이와 흰순이였습니다. 두 녀석을 입양하면서 '이제 슬픔은 거두고 다시 마음을 추스르고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지요.

흰순이(왼쪽)와 흰돌이 어렸을 적 모습. ⓒ News1

두 아이 중 장애견인 흰순이는 심성이 착해 사람은 물론 다른 개들과도 친하게 지냅니다. 특히 동작대교에서 3년간 홀로 지내다가 구조된 검둥개 럭키와는 마치 천상의 인연처럼 '베스트 프렌드'로 잘 지냅니다.

흰돌이는 정말 늠름하게 잘 컸어요. 보통의 백구들보다도 덩치가 큰 편이어서 제가 항상 '우리집 장남'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어린 강아지 시절에는 마냥 귀엽기만 하던 녀석인데 성견이 되고 나서는 엄청난 카리스마를 발산합니다. 웬만한 다른 개들이 꼼짝도 못하지요. 그래서 뚱아저씨네 마당을 둘로 나눠 제1마당은 흰돌이가 혼자 다 쓰고, 제2마당에서 흰순이, 럭키, 순돌이, 레오, 테리, 도담이가 함께 지내지요.

이런 흰돌이도 제게는 얼마나 귀여움을 떠는지 몰릅니다. 제가 퇴근해서 집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반겨주는 것도 흰돌이지요. 제 앞에 발라당 누워 귀여움을 떠는 흰돌이를 보고 있노라면 이 녀석이 카리스마가 있는 녀석인지 잊을 때가 많습니다.

뚱아저씨의 손길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흰돌이. ⓒ News1

뚱아저씨는 이번에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분이 대통령이 되어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이분과 함께라면 아직은 동물복지 후진국인 대한민국이 선진국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제가 유기동물 구호활동을 하는 단체의 대표이다 보니 공약 중 '재임 기간 중 유기견의 수를 5만 마리 이하로 줄이겠다'는 것이 제일 먼저 눈에 띄더군요. 과연 어떤 정책을 통해 유기견 수를 현재의 절반으로 줄일까 궁금했습니다.

위풍당당한 흰돌이의 모습. ⓒ News1

그러던 차에 동물보호 주무부처라고 할 수 있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최근 대통령의 동물보호 공약을 역행하는 '개농장 및 강아지공장의 자가 주사 허용'이라는 지침을 들고 나왔습니다. 굉장히 황당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동물보호를 위해 유기견 수도 줄이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는데, 정작 주무부처인 농식품부가 오히려 강아지공장 지원 지침을 내건다는 건 도대체 뭔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도 동물보호정책의 주무부처가 농식품부라는 것도 문제가 있습니다. 동물을 공존의 대상, 보호의 대상이 아닌 식품의 관점으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강아지공장'을 철폐시키기 위해 무던히 애썼는데, 정작 주무부처는 새 장관이 들어오기 전에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정책을 내놓으니 저를 비롯한 동물보호단체들은 화가 날 수밖에 없지요.

동물유관단체협의회의 캠페인 차량. 차엔 '대통령부터 어린이까지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나라'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 News1

대통령도 유기견을 입양하는 시대입니다. 동물보호 선진국을 향해 나아갈 수 있겠다는 부푼 꿈을 안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시대를 역행하는 사고, 적폐가 많이 남아있음을 느낍니다.

뚱아저씨는 우리나라가 대통령부터 어린아이까지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문 대통령의 풍산개 마루나 뚱아저씨네 백구 흰돌이처럼 모든 반려견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나라 말입니다.

문 대통령이 경남 양산 자택에서 부인 김정숙여사, 풍산개 마루와 함께 있는 모습. ⓒ News1

지금도 길거리를 헤매고 있는 유기견이 많습니다. 개농장에선 항생제가 잔뜩 들어 있는 음식물쓰레기를 먹으며 처참하게 살아가고 있는 개들이 죽임을 당할 날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개들도 모두 함께 행복하게 공존하는 대한민국이 만들어지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황동열 팅커벨프로젝트 대표와 순심이. ⓒ 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