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귀 관리, 허투루 했다간 병원행
외이염 개들에게 흔하게 발생…통풍 등 철저한 관리 필요
- 이기림 기자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코카스파니엘 '다롱이'(3)를 키우고 있는 A씨는 얼마 전 병원을 다녀온 뒤 충격을 받았다. 다롱이의 귀에서 심한 냄새가 나 동물병원을 찾았는데 '외이염' 진단을 받았기 때문이다.
외이염은 외이도(바깥 귀)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외이도의 귀지에 세균이나 곰팡이 등이 번식해 염증이 생기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풀이나 곤충, 샴푸 등이 귀로 들어가거나 아토피 등 알레르기에 의해 생기기도 한다.
이 병에 걸릴 경우 개들은 가려움을 참지 못해 귀를 긁거나 머리를 흔든다. 고개를 기울인 채 서 있을 때도 있다. 또 귀에서는 악취가 나고, 갈색귀지가 생긴다. 병이 악화되면 중이염, 내이염으로 발전하거나 안면마비 등의 증상도 발생한다.
전문가들은 개들이 귓병에 걸리는 이유에 대해 제대로 된 관리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사람과 달리 개들의 귀는 수직 외이도와 수평 외이도로 나뉘는데, 물이나 이물질이 들어갈 경우 잘 배출되지 않기 때문에 쉽게 질병에 걸린다.
또 개들의 귀는 사람보다 점액분비가 활발하기 때문에 습도가 높아 세균이나 곰팡이가 쉽게 증식한다. 코카스파니엘이나 슈나우저, 시추나 몰티즈 등 귀가 크고 덮여있거나 귓속에 털이 많은 견종들에게 흔히 나타난다.
김재영 태능동물병원장은 "병원에 오는 개들 중 30% 이상이 외이염을 비롯한 귓병에 걸려있다"며 귀 관리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김 원장은 "귓병에 걸리지 않기 위해선 통풍이 제일 중요하다"면서 "공기가 통할 수 있게 귀를 들어 올리는 등 신경써야한다"고 설명했다.
시중에 판매되는 귀 세정제를 이용해 관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세정제를 사용하면 분비물이 녹아 쉽게 떨어진다. 세정제를 5~10방울 정도 귓속에 넣은 뒤 귀와 얼굴이 연결된 부위를 부드럽게 주무르면 된다. 분비물을 털어내고 나서 면봉이나 솜 등으로 잔여물을 제거하면 쉽게 귀를 관리할 수 있다.
김 원장은 "귓속에 있는 분비물을 없애기 위해 보호자들이 면봉 등으로 반복해서 닦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문에 염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귓속 피부는 굉장히 여리고 민감하기 때문에 관리할 때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이어 "과거에는 귀에 털이 빽빽하게 난 경우 습한 상태로 분비물이 남아 질병에 걸리는 경우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그렇지 않다"면서 "문제가 생긴 경우가 아닌데 일부러 털을 제거하거나 세정제 등을 이용한 과한 관리는 되레 귓병을 유발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평소 귀에서 냄새가 나진 않는지, 귓속에 귀지 등 분비물이 있진 않은지 확인하는 버릇을 들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lg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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