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핑크돌핀스 "우연을 가장한 고래잡이도 분명한 범죄"

밍크고래·상괭이 보호대상 지정 촉구…고래고기 유통 금지위한 '고래고시' 개정도

지난 9일 낮 12시10분쯤 대청도 남동방 30km 해상에서 그물에 잡힌 밍크고래.(자료사진)/뉴스1 ⓒ News1

(서울=뉴스1) 이병욱 기자 = 세계적인 권위의 다큐멘터리 잡지가 최근 한국의 고래고기 식문화와 혼획을 가장한 고래잡이 문제를 통렬하게 지적한 것과 관련,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대표 황현진)가 20일 논평을 발표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지난 16일 홈페이지에 '(한국에서) 고래들은 어떻게 '우연히' 의도적으로 포획되는가'란 제목의 특집기사를 게재했다.

이 기사에서 내셔널지오그래픽은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우연을 가장한 밍크고래 포획을 '자연(생태계)에 대한 범죄'로 판단하면서 제도적인 허점을 지적했다.

핫핑크돌핀스는 먼저 해양수산부가 해마다 줄어드는 밍크고래와 상괭이를 보호대상해양생물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고래고시'를 조속히 개정해 혼획 고래의 유통을 전면금지하고, 제대로 된 고래보호법을 제정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울산, 부산, 포항 등 지방자지단체는 수은 등 중금속 함유로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고래고기의 소비를 부추기지 말고 불법 고래고기 유통을 처벌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핫핑크돌핀스는 프랑스, 호주 출신의 고래보호 활동가들과 함께 지난 5월 26~29일 울산 장생포 고래문화특구에서 열린 울산고래축제 현장에서 고래고기 유통 실태 등을 고발했다.

해외 활동가들은 포항 죽도시장에서 버젓이 판매되고 있는 고래고기 모습에 놀라워했고, 매년 약 2000마리 가량의 고래류가 한국 바다에서 혼획되는데 이중 상당 수가 그물에 의한 '의도적 포경'이 의심된다는 사실에 충격 받았다.

지난 16일 내셔널지오그래픽 홈페이지에 올라온 <a title="내셔널 지오그래픽 기사" href="http://news.nationalgeographic.com/2016/06/south-korea-whaling-bycatch/" target="_blank">'(한국에서) 고래들은 어떻게 '우연히' 의도적으로 포획되는가'</a>란 제목의 특집기사.ⓒ News1

한국에서는 1986년 이후 상업적 포경이 금지됐다.

핫핑크돌핀스에 따르면 한국 바다에서 발견되는 유일한 대형 고래류인 밍크고래는 현재 약 1600마리 정도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매년 200마리 이상의 밍크고래가 불법으로 포획되거나 혼획되고 있어 머지않아 한국 바다에서 밍크고래는 멸종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특히 울산, 포항, 부산 등지는 고래고기 전문식당이 100개 이상 성업 중인데 밍크고래가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다.

한국에서 밍크고래 소비량은 연간 240마리로 추정된다. 이중 해안경비안전서에서 고래유통증명서를 발급해 적법하게 유통되는 밍크고래는 80마리 안팎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시중에 유통되는 밍크고래고기의 70%는 불법포획된 개체에서 나온 것이다.

핫핑크돌핀스는 밍크고래의 불법포획 문제와 함께 우연히 그물에 걸리는 혼획 역시 커다란 문제라고 지적했다.

현재 해양수산부가 시행하고 있는 '고래 자원의 보존과 관리에 관한 고시(고래고시)'는 고래가 그물에 걸렸을 경우 작살을 사용한 흔적만 없으면 혼획으로 인정하는데, 이 때문에 '의도적 혼획'이 횡행하고 있다.

이처럼 우연을 가장한 의도적 포획에 대한 처벌조항이나 근거는 현행 고래고시에는 없다.

핫핑크돌핀스는 "바다에서 고래류를 잡아 돌고래 쇼에 이용하거나, 수족관에 전시하거나, 고래고기로 판매하거나 하는 것들은 모두 돈벌이를 위해 고래들을 잡는다는 점에서 자연(생태계)에 대한 범죄에 해당한다"며 "자연에 대한 범죄라는 측면에서 볼 때 포획이냐 혼획이냐 하는 구분은 사실상 그리 큰 의미를 갖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귀신고래가 돌아오지 않는 '울산귀신고래회유해면'(천연기념물 제126호)을 보며 깨달음을 얻길 바란다"면서 "코끼리 상아처럼 매매 자체를 금지하고 강력하게 처벌하지 않을 경우 밍크고래는 귀신고래, 대왕고래, 향고래, 큰고래처럼 한국 바다에서 자취를 감추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wook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