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굿과 현대미술이 만나 神을 부른다"…의례와 대화의 장 마련
제5회 제주비엔날레 부대행사
'초감제', 제주도립미술관 17일…·'작가와의 대화', 예술공간 이아 18일
- 김정한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제주 현대미술 축제의 심장부에서 신을 모시는 장엄한 전통 의례가 울려 퍼진다. 전시장이라는 현대적 공간에 제주의 원초적 영혼을 불어넣는 특별한 자리가 마련된다.
제주도립미술관은 '2026 제5회 제주비엔날레'를 더욱 깊이 즐길 수 있는 행사를 이틀간 진행한다. 17일에는 제주도립미술관에서 '다시 살으라' 초감제를 선보이고, 18일에는 원도심 예술공간 이아에서 '작가와의 대화 Ⅱ'를 개최한다.
이번 일정의 가장 큰 볼거리는 단연 첫날 열리는 의식이다. 17일 오후 3시 제주도립미술관 시민갤러리에서 거행되는 초감제는 세상의 신들을 모셔 앉히는 큰굿의 시작 단계다. 국가무형유산 제주큰굿보존회를 이끄는 서순실 심방과 동료 심방들이 직접 의식을 이끈다.
행사가 치러지는 곳에는 이진경 작가의 최신 설치작품 '나는 그 초록인가'(2026)가 놓인다. 추사 김정희와 정난주의 유배 흔적, 제주 민란의 아픈 기억 속에서도 꿋꿋이 살아남은 질긴 생명력을 표현한 작품이다. 이어 18일 오후 1시부터 2시까지는 예술공간 이아에서 곽윤주, 김영화, 손유진 작가가 모여 굿과 신화를 현대미술로 풀어낸 경험을 나눈다.
이종후 제주도립미술관장은 "선조들이 굿을 통해 고된 삶을 버틸 희망을 얻었듯, 이번 기획은 그 생명력이 오늘날 예술로 어떻게 다시 피어나는지 관객과 나누는 뜻깊은 시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술관 한가운데에 전통 무속 의례를 올리고 이를 신화와 역사 주제로 연결한 이번 시도는 우리 토속 문화를 현대 예술의 언어로 생생히 되살려냈다는 점에서 매우 반가운 실험이다. 관람객들은 눈으로만 보던 그림을 넘어 살아 숨 쉬는 제주의 영혼을 온몸으로 체감하게 된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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