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돌·쇳물로 빚어낸 사유의 궤적"…유은정 '내가 던진 모든 질문' 展

KCDF갤러리 1전시실 20일까지

유은정 작가의 개인전 '내가 던진 모든 질문'전 포스터 (공진원 제공)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일상에서 쓰는 그릇과 미술관에 놓이는 입체 조형물 사이의 담을 허무는 특별한 자리가 마련된다. 전국 각지에서 미술 열기가 달아오르는 '2026 대한민국 미술축제' 기간에 맞춰 열리는 전시다.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공진원)은 '2026 KCDF 공예·디자인 공모전시' 중견 부문에 뽑힌 유은정 작가의 개인전 '내가 던진 모든 질문(All the Questions I Asked)'을 20일까지 KCDF갤러리 1전시실에서 선보인다고 9일 밝혔다.

작가는 정해진 결론을 보여주기보다 머릿속에 떠오른 물음을 손으로 빚어내는 창작자다. 식탁 위에 오르는 잔과 수저를 만들면서도 쇳물을 붓는 주조 기법과 종이를 만지는 조형 작업을 멈추지 않았다. 쓰임새가 있으면 생활 도구가 되고, 쓰임을 털어내면 순수 미술품이 될 뿐이라는 그의 생각은 금속, 한지, 흙, 돌, 소금, 길가에 떨어진 낙엽까지 다채로운 재료로 펼쳐진다.

전시장은 자연과 미물, 바위의 존재 방식, 세상의 순환, 보이지 않는 중력과 균형이라는 4개의 사유 갈래로 꾸며졌다. 각 구역마다 커다란 설치물과 정교한 기물이 나란히 자리해 하나의 고민이 어떻게 생활 속 그릇과 순수 조각으로 갈라졌는지 보여 준다.

쓰임과 아름다움을 둘로 나누는 낡은 이분법 속에서 공예의 본질은 종종 갇히곤 한다. 실용의 도구와 순수 예술의 경계를 가볍게 건너뛰는 이번 전시는 손으로 빚어낸 물건이 어떻게 우리 삶의 깊은 철학적 질문이 될 수 있는지를 증명한다.

김경배 공진원 원장은 "공예와 순수 조형의 틀을 깨고 묵묵히 나아간 작가의 깊은 시선을 확인하는 마당"이라며 "틀에 얽매이지 않고 공예의 지평을 넓히는 예술인을 꾸준히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acen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