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희귀 유물과 '불이선란도'"…'추사 김정희와 그의 동반자'전
국중박, '이건희 컬렉션 '소동파입극도' 등 6건 6점 최초 공개
편지·서예·그림·탑본 등 총 31건 38점 선봬
- 김정한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조선 후기 서화계를 바꾼 추사 김정희의 원숙한 예술세계와 그의 삶을 함께한 인물들의 관계를 한눈에 둘러보는 기회가 마련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서화실 재개관을 기념해 2026년 주제전시 '추사 김정희와 그의 동반자'를 개최한다.
10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이번 특별전은 김정희와 인연을 맺은 사람들을 통해 그의 삶과 학문, 예술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자리"라며 "신분이나 지역에 매이지 않고 다양한 인물들과 나누었던 교류가 어떻게 깊은 예술적 결실로 이어졌는지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유 관장은 "관람객들이 옛것을 익혀 새로움을 창조해 낸 추사의 독보적인 서화 경지를 마음껏 느껴보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특별전은 개인의 작품 나열에 그치지 않는다. 김정희가 조선과 중국의 문인, 후학들과 나눈 교유를 바탕으로 그의 서화 세계를 다각도로 재조명한다. 보물로 지정된 '불이선란도'를 비롯해 편지, 서예, 그림, 탑본 등 총 31건 38점의 작품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이번 특별전은 개인의 작품 나열에 그치지 않는다. 김정희가 조선과 중국의 문인, 후학들과 나눈 교유를 바탕으로 그의 서화 세계를 다각도로 재조명한다. 보물로 지정된 '불이선란도'를 비롯해 편지, 서예, 그림, 탑본 등 총 31건 38점의 작품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붓끝에서 뿜어져 나오는 문자향(文字香)과 서권기(書卷氣)가 전시장 전체를 묵직하게 감싼다. 18세기 초 매너리즘에 빠졌던 조선 화단에 옛것을 바탕으로 새 길을 연 '추사체'의 거장이 오랜 침묵을 깨고 관람객을 맞이한다.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보물로 지정된 말년의 명작 '불이선란도'다. 60대 후반의 절정기 기량이 담긴 이 작품은 글씨와 그림이 단 하나의 호흡으로 어우러져 문인화의 아득한 경지를 보여준다. 과감한 필법이 돋보이는 '산호가·비취병 대련'과 뼈대만 남은 해서의 울림을 전하는 '해붕대사화상찬' 앞에서는 관람객들의 발길이 오래도록 머문다.
이번 특별전은 작품 나열을 넘어 인간 김정희를 둘러싼 교유의 역사를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공개되는 유물 가운데 6건 6점은 이번에 처음 베일을 벗은 희귀 자료다. 34세 때 작성한 '황해도 무관에게 보낸 편지'와 제주 유배기의 '기유십육도시첩' 등은 거장의 인간적인 고독과 그리움을 생생하게 전한다. 청나라 거장들과의 교류를 증명하는 '소동파입극도',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 기증품인 허련의 산수도와 이하응의 묵란도 역시 최초로 실물이 공개되어 전시장 열기를 더한다.
동선은 총 4개 구역으로 이어진다. 일상의 편지를 다룬 1부를 지나, 신라 비석 연구 성과와 직접 찾아낸 '무장사 아미타불 조성기비 편'을 다룬 2부로 연결된다. 이어 청나라 학자들과 후학으로 이어지는 예술적 계승을 보여주는 3부, 초의선사 및 백파스님과의 교유를 조명한 4부 불교 섹션까지 거장의 삶이 차곡차곡 펼쳐진다.
18세기 조선 미술은 정선의 진경산수와 김홍도의 풍속화 등 사실주의 화풍이 주를 이뤘으나, 18세기 초 매너리즘에 빠지며 한계에 부딪혔다. 이때 김정희가 등장해 청나라의 금석학과 고증학을 받아들여 옛 글씨를 새롭게 해석하는 '입고출신'의 자세로 독창적인 추사체를 완성했다. 문자향과 서권기를 강조한 문인화풍의 새 지평을 열었던 역사의 현장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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