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토토로 '고양이버스' 타세요…'스튜디오 지브리전' 개막
"지브리 철학, 제주의 자연에서 구현되다"
스즈키 토시오 "형제와 같은 한국인들이 지브리 세계관 공감해주기를 기대"
- 김정한 기자
(제주=뉴스1) 김정한 기자 = 전 세계 애니메이션 팬들의 가슴을 뛰게 할 환상의 세계가 제주의 푸른 자연 속에 펼쳐졌다. 제주동화마을 일대에서 '스튜디오 지브리전(展) 인 제주(in Jeju)'가 화려한 막을 올렸다.
이번 전시는 대원미디어가 주최하고 대원방송과 대교가 공동 주최로 참여해 선보인다. 약 3100㎡(938평)의 압도적인 규모로 조성돼 관람객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11일 진행된 개막식은 행사를 넘어 하나의 작은 축제였다. 감미로운 목소리의 주인공 가수 성시경이 사회를 맡아 현장 분위기를 부드럽고 매끄럽게 이끌었다. 성시경은 축하 공연도 펼쳐 현장의 열기를 한층 더 돋웠다.
이날 개막식에는 지브리의 대표를 지낸 프로듀서 스즈키 토시오 회장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과 40년간 호흡을 맞춰온 스튜디오 지브리 역사 그 자체다. 거장의 등장에 현장에서는 환호가 터져 나왔다.
스즈키 회장은 인사말에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이곳 제주도에서 지브리 스튜다오의 작품들을 선보이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한국에서도 관람객들이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지향하는 지브리의 세계관을 공감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원미디어의 정동훈 대표는 "지브리 시튜디오의 귀중한 콘텐츠를 한국에 들여 오개 돼 감개무량하다"며 "지브리 스튜디오와의 돈독한 관계의 기반을 마련하신 부친(정욱 대원미디어 창립자)도 기뻐하고 계시다"라고 울컥한 마음을 전했다.
그동안 대형 캐릭터 전시나 팝업 스토어는 대부분 수도권에 집중되어 지방 관객들에게는 아쉬움이 컸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제주 전시는 지역 문화 활성화에 기여하는 매우 반가운 기획이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생생한 지브리의 세계관이 마치 스크린을 뚫고 나와 관람객을 반긴다. 로비에서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인기 캐릭터 '가오나시'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전시관 입구 안으로 들어서면 미야자키 하야오의 대표작 '이웃집 토토로'가 관람객들을 반긴다. 토토로와 함께 놀고 있는 앙증맞은 '메이'의 모습에서는 자연과 인간의 공존 관계를 조명해 온 지브리의 세계관이 엿보인다.
전시 공간 초입에서는 대원미디어와 지브리 스튜디오의 교류 역사를 한눈에 알 수 있는 설명도 제공된다. 한일 대중문화 교류가 원만하지 않았던 시기임에도 지브리 애니메이션이 한국에 소개될 수 있었던 배경을 통해 지브리의 보편적 세계관과 평화의 메시지를 살펴볼 수 있다.
전시 공간은 자연스럽게 계속 이어지며 마치 미지의 숲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듯한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귀를 기울이며',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마녀 배달부 키키' 등 명작들의 반가운 캐릭터와 명장면이 관람객들을 기다린다.
다음 공간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높이 5m에 달하는 '천공의 성 라퓨타'의 압도적인 조형물을 만날 수 있다. 공중에 떠 있는 전설의 정원의 신비감이 그대로 재현돼 있어 환상적인 몰입감을 선사한다.
이웃집 토토로 전시 공간으로 들어서면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인 '네코버스'(고양이버스)가 가장 먼저 나타난다. 목적지가 '제주(JEJU)'로 설정된 이 버스는 폭신한 털의 질감까지 그대로 살려내 관람객들이 직접 앉고 만져볼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전시는 계속 이어지며 쉴 새 없이 환상적인 신비로움을 보여준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움직이는 성' 조형물은 이색적인 역동성과 웅장함을 자랑한다. '붉은 돼지',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 '코쿠리코 언덕에서', '게드전기: 어시스의 전설' 등 이어지는 반가운 작품들은 어린 시절 추억을 소환한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전시 공간에서는 치히로의 부모가 돼지로 변했던 신비한 마을과 온천장을 완벽하게 재현됐다. '모노노케 히메'의 모노노케의 숲도 완벽하게 살아 숨 쉬며 자연의 생명력을 내뿜는다.
야외로 이어지는 길목에는 '고다마' 조형물이 숲속 요정처럼 숨어 있어 걷는 재미를 준다. 이외에도 '마녀 배달부 키키' 테마의 코리코 카페와 공식 굿즈 숍 '도토리숲'이 마련되어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이번 전시의 진정한 가치는 '제주의 자연'과 '지브리의 철학'이 만났다는 점에 있다. 스튜디오 지브리의 작품들은 늘 인간과 자연의 공존, 환경 보호라는 묵직한 메시지를 던져 왔다. 이 전시는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연을 품은 제주에서 지브리의 철학이 담긴 작품들을 감상하며 '인간'과 '자연'의 공존에 대한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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