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겨울왕국' 부부 음악가 "매일 곁에서 천재를 보는 건 경이롭죠"

크리스틴 앤더슨 로페즈, 로버트 로페즈 서면 인터뷰
공연은 샤롯데씨어터, 8월 13일~2027년 3월 1일

로버트 로페즈(앞), 크리스틴 앤더슨-로페즈.(에스앤코 제공)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천재적인 예술가와 함께 살아가며 그의 작업을 바로 옆에서 목격한다는 건 엄청난 경이로움입니다."(크리스틴)"제 동반자가 끊임없이 신선한 충격과 반전을 선사하는 천재적인 아티스트라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은 행복한 경험입니다."(로버트)

크리스틴 앤더슨-로페즈(54)와 로버트 로페즈(51)는 한국을 강타했던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대표곡 '렛 잇 고'(Let It Go) 열풍의 주역이다. 이 영화 속 음악이 모두 이 부부의 손끝에서 탄생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오는 8월 한국 초연을 앞둔 뮤지컬 '겨울왕국'의 음악도 함께 맡았다. 최근 뉴스1과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공동 작사·작곡가인 크리스틴과 로버트에게 서로의 강점을 묻자, 부부는 같은 답을 내놓았다. '천재적인 재능'이었다.

크리스틴은 "로버트의 멜로디 감각은 정말 독보적"이라며 "마치 원래부터 존재했던 것 같은 친숙함을 주면서도 그 어떤 음악보다 신선하다"고 말했다. 이어 "보통 창작자들은 '이번엔 뭘 써야 하지?'라며 치열하게 고뇌하지만, 로버트는 피아노 앞에 앉으면 신성한 영감이 그의 몸을 관통해 흐르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크리스틴 앤더슨-로페즈(왼쪽), 로버트 로페즈 (에스앤코 제공)
'몬스터' 등 20곡 향연…"오프닝 연주에 소름 돋아"

뮤지컬 '겨울왕국'은 동명의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무대로 옮긴 작품이다. 2017년 미국 덴버에서 시범 공연을 거쳐 이듬해 뉴욕 브로드웨이 세인트 제임스 극장에서 초연했다. 이후 영국, 호주, 독일 등 세계 각국에서 공연되며 11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모았다. 특히 '렛 잇 고'는 제8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주제가상을 받았다.

'겨울왕국'은 영화가 공개되기도 전에 뮤지컬 제작이 결정된 디즈니 최초의 작품이다. 이에 대해 로버트는 "(영화) 개봉 전 디즈니에서 '이 작품을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리고 싶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

이어 "디즈니 시어트리컬 그룹과 브로드웨이 뮤지컬 작업을 하는 것은 저희 부부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다"며 "역대 가장 위대한 브로드웨이 제작사 중 하나였기에 늘 꿈꿔오던 일이었다"고 말했다.

애니메이션을 무대로 옮기면서 영화 속 음악 8곡에 신곡 12곡을 더해 총 20곡이 무대를 채운다. 자신의 힘을 두려워하는 엘사의 고뇌가 담긴 '몬스터'(Monster), 엘사와 안나의 자매애를 그린 '아이 캔트 루즈 유'(I Can't Lose You) 등이 새롭게 추가됐다.

로버트는 "뮤지컬의 새로운 오프닝 넘버는 거대하고 짜릿한 반전이었다"며 "이 오프닝 곡 하나를 완성하기 위해 20개가 넘는 버전을 갈아엎으며 새로 썼다"고 말했다. 이어 "오케스트라가 다양한 음악적 색채를 뿜어내며 오프닝을 연주하는 순간, 엄청난 양의 시각·음악적 충격을 관객들에게 쏟아붓는 느낌이 들어 소름이 돋았다"고 회상했다.

호주 공연에서 '렛 잇 고' 장면. Photo by Lisa Tomasetti(에스앤코 제공)
"'렛 잇 고' 엔딩, 모두 반대했지만 아내가 옳았다"

공동 작업을 하며 의견 충돌을 겪은 적이 있는지 묻자, 로버트는 '렛 잇 고'를 떠올렸다.

"원래 극을 끝맺는 곡은 '러브 이즈 언 오픈 도어'(Love Is an Open Door)였어요. 그런데 크리스틴은 "엔딩은 반드시 '렛 잇 고'여야 한다고 주장했죠. 저와 제작진 모두 여러 이유로 반대했지만, 크리스틴은 절대 뜻을 굽히지 않았어요. 하지만 피아노 건반을 치는 순간, 아내의 생각이 얼마나 완벽하게 맞았는지 번뜩 깨달았습니다."

엘사와 안나의 음악을 쓸 때 가장 다르게 설계한 지점에 대해 크리스틴은 "엘사의 가사는 훨씬 더 내성적이고 명상적"이라며 "그녀의 영혼 깊은 곳, 고요하고 은밀한 공간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나는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어 안달이 나 있는 전형적인 외향형(웃음)"이라며 "그래서 안나의 가사는 훨씬 밝고, 불꽃처럼 강렬한 원색의 언어를 거침없이 사용한다"고 말했다.

한국 관객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묻자 로버트는 "뮤지컬 무대를 위해 새롭게 추가하고 확장한 예술적 요소들을 보시면 관객들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거대한 무엇인가를 극장에서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크리스틴은 "스포일러를 하지 않는 선에서 말씀드리자면, 2막 엔딩에 이르면 '내가 알던 엘사가 맞나?' 싶을 정도로 완전히 달라진 인물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엘사' 역은 정선아·정유지·민경아, '안나' 역은 박진주·홍금비·최지혜가 맡는다. '크리스토프' 역에는 차윤해·신재범, '한스 역엔 김원빈·황건하가 출연한다. 눈사람 '올라프' 역에는 정원영·한규정·이창호가 이름을 올렸다.

뮤지컬 '겨울왕국'은 오는 8월 13일부터 내년 3월 1일까지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된다.

뮤지컬 '겨울왕국' 한국 초연 포스터(에스앤코 제공)

js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