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고양이와 자연이 건네는 위로"…리호 '그늘 끝에 스미는 빛'전
하랑갤러리 14일까지
- 김정한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현대인들이 일상에서 느끼는 깊은 고독과 외로움을 감미로운 자연 풍경과 검은 고양이의 발걸음으로 치유하는 특별한 미술 전시가 열린다. 서울 부암동에 위치한 하랑갤러리에서는 14일 일요일까지 리호 작가의 개인전인 '그늘 끝에 스미는 빛'을 펼친다.
이번 전시의 핵심은 거창한 이야기 대신 소박한 자연 속에서 얻는 마음의 안정이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조그만 검은 고양이는 울창한 숲길을 홀로 거닐거나 조용히 구름을 바라보며 사색에 잠긴다. 특별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 고요한 화면이지만, 요동치는 나뭇잎과 시시각각 물드는 하늘빛을 통해 우리 인간도 거대한 자연의 한 부분이라는 사실을 담담하게 일깨워준다.
작가는 내면의 고통을 달래주는 가장 강력한 치료제로 자연을 꼽았다. 리호 작가는 작가노트에서 감당하기 힘든 외로움이 찾아올 때마다 창틀 너머를 가만히 응시하곤 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때 흘러가는 구름과 붉은 노을을 보면서 세상의 모든 생명체가 함께 흔들리고 숨 쉬고 있다는 깊은 유대감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캔버스 속 고양이는 결국 외로운 길을 걸어가는 우리 자신의 자화상인 셈이다.
전시장 관계자는 "화려하고 복잡한 이야기보다 일상의 평범한 풍경이 주는 위안과 연결된 감각에 초점을 맞췄다"며 "관람객들이 대작들 앞에 잠시 멈춰 서서 스스로의 지친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따뜻한 휴식을 얻어 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종종 스스로를 세상에 홀로 버려진 섬처럼 느끼곤 한다. 이번 전시는 그런 우리에게 혼자 있는 시간 역시 결코 쓸쓸하지만은 않다는 다정한 메시지를 보낸다. 메마른 감정을 적시는 리호 작가의 네모난 창문들은 복잡한 머릿속을 비우고 진정한 삶의 온기를 되찾아줄 촉촉한 쉼터가 되어준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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