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서를 흔드는 '노이즈'의 창조력"…'오민·카밀 노먼트 2인전' 개최

'어긋난 파도 흔들리는 시간'전
아르코미술관 7월 29일까지

20일 아르코미술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오민(맨 오른쪽)과 카밀 노먼트(중앙)가 전시 '어긋난 파도 흔들리는 시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뉴스1 김정한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미술관은 오민과 카밀 노먼트가 참여하는 전시 '어긋난 파도 흔들리는 시간'을 7월 29일까지 연다. 이번 전시는 매끈하게 짜인 질서 대신, 예측할 수 없는 '노이즈(소음)'를 핵심 힘으로 삼았다. 소음을 통해 기존의 서열을 깨고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보자는 의도다.

20일 아르코미술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지영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는 불확정적인 노이즈를 통해 기존 질서를 깨고 새로운 관계를 찾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오민의 150분짜리 영상과 카밀 노먼트의 매번 바뀌는 소리 설치 작품을 통해, 관객이 인공지능(AI)과 알고리즘 세상 속에서 자신의 몸을 되돌아보고 타인 및 세상과 맺는 관계를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어긋난 파도 흔들리는 시간'전 오민 작가 전시 작품 전경 ⓒ 뉴스1 김정한 기자

1층에서는 오민 작가의 영상 설치 작품인 '동시' 연작을 선보인다. 문화예술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3년 넘게 연구하고 공연한 결과물이다. 이 작품은 독립된 영상 7개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150분짜리 대작으로, "혼돈 속에 더 많은 정보가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말끔한 완성본 대신 실수와 오류가 부딪치는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며, 관객이 머무는 순간마다 새로운 경험을 하도록 초점을 맞췄다.

오민은 "요즘 사람들이 이미 구사하는 복잡한 언어를 담기 위해, 세상에서 가장 복잡한 공간인 '촬영 현장'을 재료로 선택했다"라며 "철저한 조사를 거쳐 순간의 즉흥적인 결정과 움직임이 담긴 '촬영의 안무화 및 춤 퍼포먼스'를 완성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어긋난 파도 흔들리는 시간'전 카밀 노먼트 작가 전시 작품 전경 ⓒ 뉴스1 김정한 기자

2층에는 카멜 노먼트의 '플렉서스 리그드 서울'이 펼쳐진다. 그는 2015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주목받고 백남준아트센터 국제예술상을 받은 작가다. 대형 사운드 설치 작품 24점의 스피커와 스스로 곡을 쓰는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이번 작품은 단 한 번도 똑같이 반복되지 않는다. 미술관 공간이 가진 고유한 주파수를 기본 음으로 삼고 음악가, 가수, 배우, 미술작가 등 다양한 서울 사람들의 목소리를 녹음해 도시의 불안하면서도 고유한 숨결을 담아냈다.

카밀 노먼트는 "소음과 진동은 원자에서 행성까지 세상 모든 것을 연결하는 에너지를 상징한다"며 "구조물이 만들어지고 무너지는 모습을 통해 삶의 순환을 보여주고 싶었고, 실시간으로 바뀌는 음악을 통해 관객이 몸으로 직접 느끼는 순수한 감각을 의도했다"고 설명했다.

'어긋난 파도 흔들리는 시간'전 포스터 (아르코미술관 제공)

이번 전시는 우리가 흔히 '노이즈'라고 부르는 불규칙한 소리, 예측할 수 없는 변수, 시스템 밖으로 밀려난 것들을 새롭게 바라보는 시간을 준다. 노이즈가 제거해야 할 방해물이 아니라, 오히려 새로운 관계와 의미가 태어나는 장소일 수 있다는 점을 알려주며 생각의 폭을 넓혀준다.

두 작가는 몸과 움직임, 매 순간 변화하는 감각을 '노이즈'라는 매개체로 풀어내며 현대 사회의 알고리즘 환경 속에서 인간이 맺는 관계를 돌아보게 만든다. 이번 전시는 월요일을 제외하고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전시 기간 중에 퍼포먼스와 워크숍 등 연계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된다.

acen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