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데뷔 40주년' 조수미 "예술가 으뜸 권리는 '자유'…끝 아닌 시작"(종합)

6일 SM클래식스와 전속 레코딩 계약 체결식 및 기자간담회
앨범 발매·월드 투어 콘서트·국제 콩쿠르 개최 계획 밝혀

소프라노 조수미가 6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세계 무대 데뷔 4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조수미는 40주년 프로젝트 스페셜 앨범 'CONTINUUM' 발매를 시작으로 전국 투어와 제2회 조수미 국제 성악 콩쿠르 개최 등을 이어간다. 2026.5.6 ⓒ 뉴스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세계적 소프라노 조수미가 세계 무대 데뷔 40주년을 맞아 새로운 예술적 도약을 선언하고, 더욱 대중 친화적인 예술가가 되겠다고 밝혔다.

조수미는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조수미는 SM엔터테인먼트(041510) 산하 레이블인 SM클래식스와의 전속 레코딩 계약을 체결하고 향후 활동 계획 등도 발표했다.

이번 간담회는 조수미의 소속사 SMI엔터테인먼트와 SM클래식스가 공동 주최했으며, SM클래식스의 이성수 최고관리책임자(CAO)가 자리를 함께했다. 조수미는 이 자리에서 전속 레코딩 계약을 공식화하며 클래식과 대중음악의 경계를 허무는 독창적인 음반 작업을 예고했다.

조수미는 "클래식이라는 엄격한 틀에서 벗어나 SM이 가진 글로벌 네트워크와 방대한 콘텐츠를 통해 클래식을 더 널리 알리고 싶다"고 계약 배경을 설명했다.

이성수 CAO는 "조수미와의 계약은 영광스러운 일이며, 장기적으로 K팝의 지속적인 발전을 이어가는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소프라노 조수미가 6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세계 무대 데뷔 4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이성수 SM엔터테인먼트 CAO와 SM Classics 전속 레코딩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조수미는 40주년 프로젝트 스페셜 앨범 'CONTINUUM' 발매를 시작으로 전국 투어와 제2회 조수미 국제 성악 콩쿠르 개최 등을 이어간다. 2026.5.6 ⓒ 뉴스1 박정호 기자

이번 협업의 첫 결과물인 신보 '콘티뉴움'(Continuum)에는 엑소(EXO)의 수호가 피처링으로 참여하는 등 클래식과 K팝의 파격적인 조화가 담겼다. 조수미는 앨범 타이틀에 대해 "40년 음악 여정을 기념함과 동시에 앞으로도 나의 클래식 여정이 계속될 것이라는 의지를 담았다"고 강조했다.

조수미는 이번 40주년을 기점으로 앨범 발매뿐만 아니라 월드 투어 콘서트, 그리고 자신의 이름을 내건 국제 콩쿠르 개최 등 방대한 프로젝트를 가동한다. 또한 삼성호암상 예술상 수상 상금을 후학 양성과 클래식 대중화에 사용할 계획임을 밝히며 한국 예술계의 거목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조수미는 지난 40년의 음악 여정을 회고하며, 자신을 오늘날의 자리에 있게 한 결정적인 세 가지 전환점을 깊이 있게 소개했다.

조수미는 첫 번째 터닝 포인트는 콩쿠르 2등이 가르쳐 준 '스스로의 행복'이라고 밝혔다. 그는 유학 시절 참가하는 매 콩쿠르마다 1위를 휩쓸던 중 한 콩쿠르에서 예상치 못한 (1등 없는) '2등'을 차지하게 된 사연을 들려줬다. 이는 1등만 하던 그에게 커다란 충격이었으나, 곧 처절한 자기 객관화의 계기가 됐다고 회상했다.

그는 "타인의 평가보다 내가 무대 위에서 진정으로 행복했는가가 더 중요하다는 본질을 깨달았다"며 "순위라는 외부적 가치에서 벗어나 예술가 본인의 진실한 행복이 관객에게 전달되어야 한다는 철학을 얻게 된 시점"이라고 밝혔다.

소프라노 조수미가 6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세계 무대 데뷔 40주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조수미는 40주년 프로젝트 스페셜 앨범 'CONTINUUM' 발매를 시작으로 전국 투어와 제2회 조수미 국제 성악 콩쿠르 개최 등을 이어간다. 2026.5.6 ⓒ 뉴스1 박정호 기자

두 번째 터닝 포인트는 "흉내 너머의 철학을 보라"고 한 거장의 호통이었다. 그에 따르면, 학생 시절 거장 엘리자베스 슈바르츠코프의 마스터 클래스에 참여했던 경험은 학구적인 아티스트로 거듭나게 했다. 완벽한 발음과 기교를 자부했던 조수미에게 슈바르츠코프는 "너는 괴테를 아느냐, 슈탈을 아느냐"고 물었고, "모른다"고 하자마자 무대에서 내쫓겼다. 시와 철학이 담긴 독일 가곡을 그저 '소리'로만 접근했던 오만을 지적받은 것이다.

그는 "언어 이면의 문화를 밑바닥부터 다시 공부하기 시작했다"고 고백했다.

세 번째 터닝 포인트는 북한 성악가와의 만남을 통해 깨달은 예술의 근간인 '자유'의 중요성이다. 커리어 정점기에 경험한 북한 예술단과의 합동 공연은 그에게 예술의 근간이 무엇인지 일깨워줬다. 조수미가 북측 소프라노에게 즉흥적인 앙코르를 제안했을 때, 북측 관계자들로부터 "모든 곡은 수개월 전 검열과 승인을 거쳐야 한다"며 거절당한 사건은 큰 충격을 안겼다.

그는 "예술가에게 가장 소중한 권리는 자유"라는 신념을 굳혔다"며 "이 깨달음은 이후 카이스트(KAIST) 교수로서 기술과 예술의 융합을 시도하거나 대중 장르와의 협업을 추진하는 등 경계 없는 행보를 걷게 한 뿌리가 됐다"고 말했다.

소프라노 조수미가 6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세계 무대 데뷔 40주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조수미는 40주년 프로젝트 스페셜 앨범 'CONTINUUM' 발매를 시작으로 전국 투어와 제2회 조수미 국제 성악 콩쿠르 개최 등을 이어간다. 2026.5.6 ⓒ 뉴스1 박정호 기자

조수미는 현재 카이스트 초빙교수로서 AI와 홀로그램 등 첨단 기술을 예술에 접목하는 실험을 지속하고 있다. 과거 기술적 변형에 거부감을 느꼈던 것과 달리, 이제는 기술이 사람들에게 줄 수 있는 위로와 편리함을 인정하며 미래지향적인 예술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그는 "예술문화연구센터를 통해 내 발성과 목소리를 데이터화하고, AI와의 협연을 연구하는 등 미래 세대를 위한 새로운 출구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1986년 이탈리아 베르디 극장에서 데뷔한 이래 40년간 정상의 자리를 지켜온 조수미는 자신을 "착하지만 영리하고 털털한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40년이라는 시간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며, 전통 클래식의 가치를 지키면서도 끊임없이 변화하는 아티스트로서 제2의 전성기를 열어갈 것을 예고했다. 이번 SM클래식스와의 계약은 단순한 비즈니스를 넘어 대한민국 클래식 예술이 나아갈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acen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