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을 '흥'으로 승화해 온 예술적 여정"…CICI-코리아 CQ 포럼

오명희 작가 특강

2026년 4월 21일 '제368회 CICI-Korea CQ 포럼'에서 특강 중인 오명희 작가 (CICI 제공)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CICI, 대표 최정화)이 '제368회 CICI-Korea CQ 포럼'을 열고 '오명희 작가 특강'을 진행했다.

21일 오 작가의 작업실인 아뜰리에서 진행된 이번 강연은 '박지성 장모'라는 대중적 인식을 넘어 40여년간 묵묵히 독자적인 미학을 구축해 온 화가로서의 진면목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그는 작가로서의 예술적 여정과 작품 속에 투영된 한국 근현대사의 기억, 그리고 절망 속에서 피어나는 희망에 대한 심도 있는 담론을 펼쳤다.

오 작가는 자신의 작품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벚꽃과 버드나무, 날아다니는 스카프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정지된 화면 속에서도 끊임없이 일렁이는 '바람'에 매료돼 왔다며, 이는 세월의 흐름과 인간의 흔들리는 내면을 상징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능수벚꽃은 그에게 있어 생명력과 덧없음이 공존하는 미학적 원형으로 자리 잡았다고 고백했다.

2026년 4월 21일 '제368회 CICI-Korea CQ 포럼'에서 특강 중인 오명희 작가. ⓒ 뉴스1 김정한 기자

강연에서 가장 큰 울림을 준 대목은 할리우드 스타 매릴린 먼로와 한국전쟁의 접점을 다룬 작품에 대한 설명이었다. 조 디마지오와 일본에서 신혼여행 중이던 1954년 겨울 영하 20도의 혹한의 날씨 속에서도 한국 인제의 미군 기지를 방문해 얇은 드레스 차림으로 열정적인 공연을 펼쳤던 먼로의 일화에서 깊은 영감을 받았다는 것이다.

오 작가는 "'눈이 내렸지만 따뜻했다'는 먼로의 회고가 그대로 작품 제목이 됐다"며 "전쟁이라는 집단적 트라우마 속에서도 인간적 교감과 아름다움이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는 현재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 전쟁 등 현대사의 비극적 상황에 대해서도 예술이 어떠한 태도를 취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변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인생의 중반까지 어머니, 아내, 맏며느리, 그리고 대학교수라는 사회적 역할에 충실했던 그는 이제야 온전한 '자아'로서 창작에 몰입하는 기쁨을 누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성찰이 여성적이면서도 힘 있고, 섬세하면서도 과감하고, 세포적이면서도 우주적이고, 어둠 속에서도 희망의 빛을 발산하는 에너지로 작품마다 면면에 흐르는 것이 느껴졌다.

2026년 4월 21일 '제368회 CICI-Korea CQ 포럼' 특강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재우 BIO성형외과 원장, 이영주 이영주콜렉션 대표, 최정화 CICI 이사장, 오명희 작가, 이반 얀차렉 체코 대사,박수정 한국외대 교수·통역사,김용순 올댓아너스 대표, 디디에 벨뚜와즈 Cs 대표 ⓒ 뉴스1 김정한 기자

오 작가는 최근 평면 회화를 넘어 1000년 된 나무뿌리에 옻칠하고 사포질을 가하는 등 입체적인 매체 확장을 통해 생명력의 원형을 탐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직접 재료를 구하러 전국을 누비는 열정은 "화가는 종이를 많이 없애봐야 명의가 된다"는 부친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강연을 마무리하며 "예술은 서로 다른 영역과 마음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한다"고 정의했다. 이번 CQ 포럼 강연은 시대의 상흔을 딛고 일어선 예술가의 진솔한 고백을 통해, 관객들에게 차가운 눈 속에서도 따뜻한 온기를 발견하는 미학적 통찰을 선사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는 최정화 CICI 이사장을 비롯해 이반 얀차렉 체코 대사, 박재우 BIO성형외과 원장, 이영주 이영주콜렉션 대표, 박수정 한국외대 교수·통역사, 김용순 올댓아너스 대표, 디디에 벨뚜와즈 Cs 대표 등이 참석했다.

acen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