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규 '디지털 노이즈 미학', 유럽 현대미술의 심장을 두드리다
獨 '아트 뒤셀도르프 2026'에서 개인전 '코리언 프랙티스' 개최 17~19일
한국, 사상 최초 주빈국 초대 받아
- 김정한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독일 현대미술의 핵심 거점인 뒤셀도르프가 한국 현대미술을 향해 문을 활짝 열었다. 17일부터 19일까지 열리는 '아트 뒤셀도르프 2026'은 사상 처음으로 한국을 주빈국으로 초대하고, 그 대표 작가로 박종규(J. Park, 1966~)를 선정해 대규모 개인전 '코리언 프랙티스'(KOREAN PRACTICE – J.PARK)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의 중심 키워드는 '디지털 노이즈'(Digital Noise)다. 박종규는 디지털 정보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흔적인 '노이즈'를 제거의 대상이 아닌, 예술적 변주가 가능한 원천으로 해석한다.
작가는 버려지는 데이터 신호를 반복하고 변형하여 정교한 기하학적 패턴으로 재구성한다. 이를 통해 정보가 어떻게 의미 있는 이미지로 치환되는지 그 본질적 과정을 추적한다.
전시 기획은 뒤셀도르프 쿤스트할레 전 관장이자 미술사학자인 그레고어 얀센이 맡았다. 그는 박종규의 작업을 1913년 미래주의 선언인 '소음의 예술'(The Art of Noise)의 현대적 계승으로 정의했다. 또한 사막의 피라미드부터 전시장 안까지 역사와 현재를 디지털 노이즈로 환원하는 작가의 통찰력에 주목했다.
전시장인 아레알 뵐러(Areal Böhler)에는 회화 21점, 조각 3점, 영상 7점이 유기적으로 배치된다. 특히 한국 전통 성악인 '창'의 음파를 노이즈 영상으로 변환한 작업은 동양적 감각과 디지털 기술의 절묘한 교차점을 보여줄 예정이다.
전시는 전시장 내부에만 머물지 않는다. 전시 기간 동안 뒤셀도르프 도심의 랜드마크인 '쾨보겐 II'의 112미터 대형 LED 스크린을 통해 박종규의 미디어 작품 '~크루젠'(~Kreuzen)이 상영된다. 이는 작가의 예술 세계가 도시 전체로 확장되는 압도적 광경을 연출할 것으로 보인다.
전시 총괄 실무를 맡은 스튜디오 J. Park 큐레이터 석서연은 "회화, 조각, 영상이 텍스트와 함께 하나의 리듬으로 구성돼 관객은 마치 작은 미술관을 거니는 듯한 경험 속에서 작가의 세계를 따라가게 된다"며 "특히 한국 전통 성악 '창'의 음파를 노이즈 영상으로 변환해 전통과 디지털, 동양과 서양의 감각이 교차하는 지점을 선명하게 드러낸 작업이 유럽의 미술 문맥 속에서 어떻게 해석될지 매우 흥미롭다"고 전했다.
박종규는 최근 중국 광저우 광동미술관 개인전과 이집트 기자 피라미드에서의 대형 설치 프로젝트 '코드 오브 디 이터널'을 통해 국제적 위상을 공고히 해 왔다. 올해 아트 뒤셀도르프가 일본의 나라 요시모토 그룹과 더불어 박종규의 개인전을 주빈국 부스의 양대 축으로 설정한 것은 동아시아 현대미술 내에서 박종규가 차지하는 비중을 증명한다.
박종규는 계명대학교와 파리 국립고등미술학교를 거쳐 회화, 조각, 영상 등 매체를 넘나들며 디지털 기술과 인간 인식의 관계를 탐구해 온 작가다. 이번 독일 전시는 그의 '노이즈 미학'이 유럽 현대미술 담론의 중심부로 본격 상륙하는 역사적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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