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오케스트라' 꿈꾸는 피아니스트 시쉬킨 "나는 음악적 이야기꾼"
'젊은 거장' 드미트리 시쉬킨 서면 인터뷰
공연은 3월 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 정수영 기자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저는 저 자신을 '음악적 이야기꾼'(musical storyteller)이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러시아 출신 피아니스트 드미트리 시쉬킨(34)은 자신을 '스토리텔러'에 비유했다. 피아노 연주자로서의 강점을 묻자 내놓은 답이다.
시쉬킨은 오는 3월 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리사이틀을 앞두고 진행한 뉴스1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피아노를 하나의 완전한 오케스트라처럼 다루면서, 화려한 기교와 순수한 서정성 사이를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연주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3살 무렵, 피아노 교사였던 어머니에게 처음 건반을 배운 그는 6살에 첫 협연 무대에 올랐다. 시쉬킨은 "어머니 덕분에 음악의 아름다움을 발견했다"며 "지금도 어머니께 조언받고 있다"고 했다.
어린 시절부터 피아노에 재능을 보인 그는 2019년 제16회 차이콥스키 국제 피아노 콩쿠르 2위, 2018년 제73회 제네바 국제 음악 콩쿠르 우승을 차지하며 국제 무대에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라흐마니노프와 스크랴빈을 연상케 하는 서정성과 쇼스타코비치 특유의 리듬감을 넘나드는 그는 '21세기 러시아 피아니즘의 계승자'로 평가받는다.
이번 공연에서 그는 낭만적 서정성과 서사적인 극적 표현이 어우러진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1부에서는 리스트가 편곡한 슈베르트의 예술가곡 '물 위에서 노래'와 '물레 잣는 그레첸', 그리고 프로코피예프의 발레 음악 '로미오와 줄리엣' 중 10개의 주요 장면을 들려준다. 2부에선 슈베르트의 '즉흥곡'과 미하일 플레트네프가 편곡한 차이콥스키 '호두까기 인형' 모음곡을 연주한다.
이번 프로그램에 대해 시쉬킨은 "프로코피예프의 '로미오와 줄리엣'과 차이콥스키의 '호두까기 인형'을 함께 배치한 이유는, 피아니스트가 얼마나 '1인 오케스트라'처럼 연주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극적인 오케스트라 작품을 피아노 한 대로 어떻게 구현할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탐구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슈베르트–리스트 가곡 편곡과 슈베르트의 즉흥곡은 프로그램 안에서 일종의 '낭만적인 내면 성찰'의 순간"이라며 "두 개의 대규모 발레 모음곡 사이에서 구조적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피아니즘'의 핵심을 묻자 "제가 생각하는 러시아 전통의 본질은 피아노에서 깊고 공명하는 음색을 끌어내, 악기를 하나의 오케스트라처럼 다루는 능력에 있다"면서 "기교적인 완벽함 그 자체보다 음악 속 감정의 '이야기'와 드라마를 더 중시하며, 강렬하면서도 노래하는 선율을 만들어내는 데 그 핵심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국 피아니스트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조성진과는 여러 차례 음악적으로 교류한 적이 있고, 임윤찬 연주도 온라인을 통해 들었다"며 "두 사람 모두 매우 뛰어난 음악가이며, 섬세하고 자신의 예술에 깊이 헌신하는 연주자"라고 평했다.
시쉬킨은 한국 관객에 대해 "열정적이고, 음악에 대한 이해도 깊으며 집중력이 굉장히 뛰어난 청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리사이틀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2024년 독주회와 2025년 7월 KBS교향악단과의 협연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건, 무대 위에서 느껴지는 에너지였어요. 관객의 몰입이 그대로 무대 위로 전해지고, 그 에너지가 다시 연주로 돌아오는 느낌이었죠. 이번 공연에서 피아노 한 대로도 무대를 가득 채울 수 있다는 경험을 관객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j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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