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틀을 거부하는 반란"…3인 작가 그룹전 '이상궤도'

강주홍·백현주·하민수 참여
레이지 마이크 3월 28일까지

'이상궤도'(Deviant Orbits)전 포스 (레이지 마이크 제공)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갤러리 레이지 마이크는 3월 28일까지 강주홍, 백현주, 하민수 작가가 참여하는 그룹전 '이상궤도'(Deviant Orbits)를 개최한다.

독립 기획자이자 미술사학자인 임수영이 기획한 이번 전시는 사회와 제도 속에서 작동해 온 분류와 배제의 질서를 비판적인 시각으로 재조명한다.

전시명 '이상궤도'는 하민수 작가가 1993년 여성 작가들과 함께했던 소그룹 '30캐럿'의 전시 제목에서 차용했다. 이는 한국 페미니즘 미술사의 맥락을 호출하는 동시에, 작가들을 규정해 온 기존의 틀을 현재의 시점에서 다시 어긋나게 배치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참여 작가 3인은 기록, 이미지, 사운드 등 각기 다른 매체를 통해 주변화된 존재들의 목소리를 드러낸다.

강주홍은 도서관의 장서 기록과 인쇄 시스템을 회화적 규칙으로 치환하여 지식 분류 체계가 생산하는 시각적 질서에 질문을 던진다. 백현주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포로수용소에 기록된 러시아 이주 한인들의 음성을 소재로, 국가와 제국의 기록 장치 속에 가려졌던 목소리를 영상과 사운드로 재구성해 시간과 권력의 균열을 보여준다. 하민수는 미디어 기사 속 사회적 이슈를 천 위에 바느질하는 방식을 택했다. 특히 팬데믹 시기의 고립과 차별을 다룬 연작을 통해 배제된 몸과 기억에 새로운 리듬을 부여한다.

이번 전시는 개별 작업을 하나의 선형적 서사로 묶기보다, 서로 밀어내고 끌어당기는 관계의 역동성을 보여주는 데 집중한다. 관람객은 효율과 통제를 위해 설정된 분류의 경계가 해체되고 예술적 존재들이 위치를 바꾸는 순간을 목격하게 된다.

전시 기간 중인 3월 21일에는 참여 작가들과 기획자가 함께하는 라운드 테이블이 진행된다. 이 자리에서는 전시의 기획 배경과 작업 과정, 그리고 서로 다른 시선이 교차하는 지점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acen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