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들의 종이 위 실험과 실천"…기획전 '페이퍼 투 페이퍼'

안드레 부처·크리스티나 퀄스·박서보 등 24인 작품들 한자리에
아뜰리에 아키 2월 5~28일

Christina Quarles, Whatever, 2020, Ink on paper, 33 x 48.3 cm (아뜰리에 아키 제공)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갤러리 아뜰리에 아키가 올해 포문을 여는 첫 기획전 '페이퍼 투 페이퍼'를 2월 5일부터 28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디지털 이미지가 범람하는 비물질화 시대에 '종이'라는 물질적 매체가 지닌 밀도와 조형적 가능성을 재조명한다.

전시는 종이가 기록 매체와 회화의 예비 단계를 넘어, 독자적인 미학적 형식을 완결하는 과정을 추적한다. 르네상스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미술사적 전환점마다 종이가 수행해 온 역할을 조망하며, 서로 다른 세대와 문화권에 속한 작가 24인의 작업을 한자리에 모았다.

전시에서는 안드레 부처, 크리스티나 퀄스, 플로라 유크노비치 등 동시대 주목받는 작가들이 종이를 어떻게 회화적 실험의 장으로 활용하는지 보여준다. 또한 시오타 치하루와 차발랄라 셀프는 실크스크린, 실, 채색을 중첩하며 종이를 평면 그 이상의 서사가 담긴 플랫폼으로 변주한다.

Alice Neel, Nancy and Olivia, 1982, Lithograph on paper, 78.7 x 71.1 cm (아틀리에 아키 제공)

일본 현대미술의 주역인 요시토모 나라와 미스터는 종이 특유의 친밀한 물성을 통해 개인적 감정을 응축시킨다. 이와 함께 앨리스 닐, 엘리자베스 페이튼, 서도호의 판화 작업은 드로잉이 복수 이미지로 확장되는 미술사의 계보를 가시화한다.

한국 모더니즘의 거장 박서보, 이우환, 하종현의 판화 작업은 종이를 통해 번역된 수행성과 반복의 언어를 드러낸다. 특히 데이비드 호크니의 아이패드 드로잉 프린트는 디지털 이미지가 종이라는 물질적 매체 위에서 회화적 감각으로 환원되는 동시대적 전환점을 시사한다.

'페이퍼 투 페이퍼'는 캔버스보다 직접적이고 자유로운 개입이 가능한 종이의 특성에 주목하며, 작가들의 사유와 행위가 각인된 표면을 입체적으로 조망한다. 이번 전시는 이미지의 과잉 소비 시대에 종이가 지닌 예술적 실천의 가치를 다시금 확인하는 자리다.

acen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