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리즘의 실천적 변주와 공존"…'장식과 대상에 반하여'전
송번수, 칼 안드레 등 동서양 거장 9인 참여
갤러리바톤 2월 21일까지
- 김정한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갤러리바톤은 2026년 첫 전시로 미니멀리즘과 추상의 만나는 지점을 탐구하는 단체전 '어겐스트 오너먼트, 어겐스트 디 오브젝트'(Against Ornament, Against the Object, 장식과 대상에 반하여)를 오는 2월 21일까지 개최한다.
송번수, 칼 안드레, 로버트 맨골드, 리암 길릭, 카즈코 미야모토 등 동서양 거장 9인이 참여한다. 이들은 미니멀한 형식을 공유하면서도 서로 다른 미학적 접근 방식이 어떻게 병존하는지 조명한다.
전시명에서 알 수 있듯, 이번 전시는 20세기 중반 이후 등장한 '미니멀 아트'가 서사와 상징을 거부해 온 맥락을 잇는다. 작품의 의미를 미리 정해진 이야기로 한정하기보다 관람자가 작품과 마주하며 느끼는 신체성과 공간적 위치에 집중한다. 특히 포스트-미니멀로 이어지는 흐름 속에서 작품이 배치되는 규칙과 맥락 자체를 가시화하며, 이를 작품의 일부로 다루는 실천적 경향을 보여준다.
칼 안드레, 탑타, 카즈코 미야모토의 작업은 물질의 직접성을 강조한다. 아연판, 네오프렌, 못과 실 등 경공업적 재료를 사용해 작가의 주관적 흔적을 배제하고 물질과 공간이 빚어내는 경험 자체를 제공한다. 반면 로버트 맨골드와 수잔 송은 회화라는 미디엄을 통해 시각적 구조를 탐구한다. 색과 선, 반복을 이용한 기하학적 화면 구성은 물리적 존재감보다는 회화 내부의 분할과 관계에 집중한다.
관계 미학의 선구자 리암 길릭은 개념적 미니멀리즘을 도구 삼아 제도와 시스템에 대한 담론을 끌어낸다. 산업 구조물을 연상시키는 그의 작업은 노동과 사회 구조를 사유하게 하는 촉매가 된다. 한편 송번수, 최지목, 히로토 토모나가는 신체가 외부 자극에 반응하는 방식을 절제된 언어로 투영한다. 이들에게 미니멀리즘은 박제된 양식이 아니라 삶의 긴장과 감정이 스며드는 유연한 언어로 작동한다.
이번 전시는 미니멀리즘이라는 거대한 흐름을 하나의 관점으로 통합하기보다 각 작가가 지닌 고유한 조건과 차이를 교차시키는 자리다. 이를 통해 현대 미술의 실천적 지평을 확장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
acenes@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