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영혼·삼바의 리듬, 파주에서 만난다

국립민속박물관 파주관 '브라질 리우 카니발'전

'수장고에서 만나는 세계 브라질 리우 카니발: 아프리카의 영혼, 삼바의 리듬' 전시 전경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세계 축제의 현장을 옮겨온 전시 '수장고에서 만나는 세계 브라질 리우 카니발: 아프리카의 영혼, 삼바의 리듬'(이하 '브라질 리우 카니발')이 국립민속박물관 파주관에서 열린다.

지난 16일 개막한 '브라질 리우 카니발'전은 세종 이전을 앞두고 세계민속으로 주제를 넓히는 국립민속박물관이 브라질 삼바 전승단체 망게이라 삼바스쿨의 2025년 카니발 참가 자료를 공개하는 자리다.

이번 전시는 국립민속박물관이 2031년 세종 이전 건립을 앞두고 세계민속으로 수장·연구 영역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마련됐다.

박물관은 올해 상반기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현지에 조사단을 보내 삼바 축제와 길거리 축제를 직접 조사하고, 세계의 축제 자료를 수집했다

전시의 중심에는 세계적 축제로 불리는 브라질 리우 카니발이 있다. 해마다 열리는 이 축제는 긴 준비 기간과 방대한 규모, 이를 보기 위해 몰려드는 관람객 수를 고려할 때 세계 최대 축제로 꼽힌다.

리우 카니발은 강렬한 리듬과 열정적인 춤, 끝없이 이어지는 화려한 행렬이 특징이지만, 국립민속박물관은 이번 전시에서 화려한 겉모습보다 그 안에 깔린 역사와 사회적 맥락에 주목한다.

박물관은 브라질 삼바가 아프리카에서 강제로 이주된 노예들의 고난과 애환을 달래기 위해 시작된 음악·춤 문화였다는 점을 전시에서 짚는다.

브라질 농장으로 끌려온 아프리카 노예들이 공동체 안에서 서로의 영혼을 위로하던 노래와 춤이 축제 형식으로 발전했고, 시간이 흐르면서 삼바스쿨 간 경쟁 퍼레이드로 자리 잡은 과정도 자료와 해설을 통해 보여준다.

이번 전시는 특히 망게이라 삼바스쿨의 2025년 리우 카니발 참가 주제에 초점을 맞춘다. 망게이라는 올해 퍼레이드에서 아프리카 반투계 민족의 브라질 강제이주와 그 과정에서 겪은 고난, 공동체 연대로 극복해 나가는 희망을 주요 이야기로 풀어냈다.

이에 망게이라 삼바스쿨이 사용한 복식류, 악기류, 차량 구조물 등 다양한 유형의 자료를 수집해 실제 축제의 현장을 떠올릴 수 있는 전시를 구성했다. 박물관은 축제가 특정 지역의 생활문화에서 출발해 예술성과 사회성이 결합된 장르이자, 한 사회의 문화적 보편성과 특수성을 동시에 읽을 수 있는 좋은 소재라고 설명했다.

올해 상반기 브라질 리우 카니발 조사에 이어 하반기에는 인도 남부의 오남 축제를 중심으로 조사·수집을 진행했으며, 이 축적된 자료들은 세종 신축관의 세계민속관 개관을 위한 전시 자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국립민속박물관 관계자는 "국립민속박물관은 상호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의 장을 제공하는 박물관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브라질 리우 카니발 자료를 비롯한 세계민속 수집·연구를 바탕으로 세종 신축관의 세계민속관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2026년 3월 15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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