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조산사 가방부터 아버지 육아일기까지…시대 잇는 '출산 기록'
'출산, 모두의 잔치' 展…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 1, 3일~2026년 5월 10일
- 정수영 기자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 조산사의 40년 넘은 출장 가방, 자손이 번성하길 기원하는 장식용 화폐 등 출산을 둘러싼 가족과 공동체의 정성과 염원을 담은 328점의 기록과 유물이 한자리에 모인다.
국립민속박물관(박물관)은 오는 3일부터 내년 5월 10일까지 서울 종로구 박물관 기획전시실 1에서 출산 특별전 '출산, 모두의 잔치'를 연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출산을 통해 맺어지는 관계와 그 속에 담긴 다양한 이야기를 조명한다. 아이의 장수를 기원하며 100개의 옷감을 이어 만든 백일 저고리, 아버지가 남긴 육아일기, 천 명이 한 글자씩 써서 만든 '천인천자문'(千人千字文) 등 총 328건의 전시 자료가 공개된다.
전시는 산모와 아이뿐 아니라 출산을 함께 기다리고 응원해 온 주변 사람들 마음에 주목한다. '천인천자문'은 아이 건강과 행복을 빌며 1000명이 한 글자씩 정성껏 써 만든 책으로, 첫돌에 돌상에 올려 공동체의 지혜와 복이 아이에게 전해지길 바랐던 염원이 담겨 있다.
백 조각의 옷감을 이어 만든 백일 옷 또한 아이의 건강과 장수를 기원하는 마음을 상징한다. 숫자 100은 완전함을 상징하며, 아이가 백 살까지 오래 살기를 바라는 가족의 바람이 깃들어 있다.
아버지의 육아일기, 딸의 출산을 위해 어머니가 혼수품으로 준비한 포대기, 임산부의 신호를 기다리며 밤낮없이 대기하던 조산사의 출장가방 등 50여 명의 사연이 담긴 전시품은 시대를 넘어 이어져 온 따뜻한 마음을 보여준다.
또한 조선 후기 생활지침서에 기록된 출산 속신과 금기, 1900년대 초 어머니가 딸에게 전하는 당부 편지, 1950년대 정부 배포 책자, 2000년대 초 육아서, 그리고 오늘날의 블로그와 단체 채팅방까지, 시대별로 여성들이 출산 정보를 얻은 방식도 함께 소개된다.
국립민속박물관 관계자는 "출산은 시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보편적 경험이자 공동체가 함께 만들어온 문화"라며 "이번 전시가 생명과 돌봄의 의미를 함께 나누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j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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