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 필름으로 감성 재구성"…김범수 '비욘드 시네마'전
사비나미술관 12월 31일까지
- 김정한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사비나미술관은 12월 31일까지 김범수 개인전 '비욘드 시네마(Beyond Cinema)–감성의 재구성'을 3층에서 개최한다.
작가는 디지털 상영 시스템 도입으로 폐기된 아날로그 영화 필름을 현대미술의 매체로 재구성한다. 이를 통해 과거와 현재, 감정과 기억, 평면과 입체의 경계를 넘나드는 새로운 시각 경험을 제시한다.
35㎜, 16㎜ 등 다양한 규격의 폐필름은 과거 사람들의 꿈과 욕망을 담은 타임캡슐과 같다. 작가는 이 필름 조각들을 잘라내 좌우 대칭의 기하학적 패턴으로 조합하고 평면에 고정시킨다.
그는 물리적으로는 평면이지만 배열과 중첩, 그리고 안쪽에서 비추는 LED 조명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입체적 층위와 깊이를 만들어낸다. 이는 영화의 서사적 흐름에서 벗어나 기억과 감정을 정지된 조형 언어로 변환하는 작업이다.
특히 이번 전시는 조각을 전공한 작가가 평면 안에서 입체적 감각을 구현하는 융합적 시도가 돋보인다. 폐필름의 겹침, 색 대비, 빛의 투과성을 활용해 평면과 입체가 공존하는 복합적 조형 언어를 구축한다.
작가는 필름의 운동성을 제거하고 색과 구조, 반복과 대칭이라는 고정된 질서를 통해 시간을 봉쇄한다. 정지된 이미지 속에서는 오히려 강력한 감정의 여운이 만들어진다.
이번 전시는 매체 실험을 넘어 시간, 감정, 기억, 형식 간의 경계를 아우르는 통찰을 담는다. 흐르는 시간을 정지된 조형 언어로 번역함으로써 기억의 예술적 보존 방식을 제시하며 동시대 미술의 새로운 확장 가능성을 제안한다.
김범수는 홍익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하고, 스쿨 오브 비주얼 아트(School of Visual Arts)에서 석사를 취득했다. CJ문화재단, 국립중앙과학관, 국립현대미술관, 사비나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등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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