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거실에서 퍼포먼스의 흔적을 묻다…'더 리빙 룸'전

서울시립미술관, SAM·QAGOMA와 공동 기획
싱가포르미술관 2026년 7월 19일까지

전시 전경. Exhibition view of 'The Living Room' at SAM at Tanjong Pagar Distripark. Image courtesy of Singapore Art Museum (싱가포르미술관 제공)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서울시립미술관(SeMA)은 싱가포르미술관(SAM), 퀸즐랜드주립미술관(QAGOMA)과 공동 기획한 전시 '더 리빙 룸'(The Living Room)을 싱가포르미술관에서 내년 7월 19일까지 선보인다.

지난 9월 12일 개막한 이 전시는 세 기관의 3개년 소장품 기반 협력 프로젝트의 마지막을 장식하며, 앞서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 '우리가 모여 산을 이루는 이야기'의 후속 전시다.

이 전시는 공연(퍼포먼스)이 끝난 뒤에 남는 '함께 나눌 수 있는 기억이나 흔적'을 미술관이 어떻게 모으고, 보존하고, 다시 보여줄지 묻는다. 전시 아이디어는 일상 속 '거실'에서 가져왔다. 거실처럼 닫힌 듯 열린, 계속해서 변하는 장소의 느낌을 전시장에도 적용했다. 작품들은 단순히 옛 기록으로 남지 않고, 예고 없이 또는 갑자기 '움직임'을 보여주면서 관람객과 관계 맺고 끊임없이 바뀌고 넓어진다.

전시 전경. Installation view of Kim Ga Ram’s ‘ACS#2_ The AGENDA Hair Salon, 2016 Düsseldorf-Project’ (2016_). Image courtesy of Singapore Art Museum (싱가포르미술관 제공)

이건용, 임동식, 김가람 등 서울시립미술관 소장품 3점이 이번 전시에서 소개된다. 브라이언 푸아타, 이잠 라만 작가의 퍼포먼스는 지난달 오프닝 주간에 진행됐다. 내년 1월 싱가포르 아트 위크에는 김가람, 남화연 작가의 퍼포먼스가 예정돼 있다.

이번 협력은 소장품이라는 '공유재'를 중심으로 동시대 미술관의 가치를 재고하고 문화와 언어를 넘어선 공통의 아젠다를 발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아시아 태평양을 넘어 중동 및 중앙아시아, 동유럽 지역까지 국제교류 권역을 확대하며 글로벌 콘텐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은주 서울시립미술관장은 "퍼포먼스의 비가시적 실천을 다루는 제도적 방식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지고 하나의 모델을 제시하는 데 의의가 있다"며 국제 협력과 한국 동시대 미술 확산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acen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