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우 "뮤지컬 배우로서 난 50점…언젠가 '지킬앤하이드' 꿈꾸죠"(종합)
27일 뮤지컬 '아몬드' 김건우 라운드인터뷰
공연, 12월 14일까지 NOL 유니플렉스 1관
- 정수영 기자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50점이요. (뮤지컬을) 시작한 시간에 비하면 생각보다 잘 온 것 같지만, 갈 길이 멀고 지금부터가 더 어려운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넷플릭스 '더 글로리'의 살벌한 양아치에서 '은중과 상연' 속 다정한 대학 선배로 성공적인 연기 변신을 이룬 배우 김건우(33)가 이번엔 17세 고등학생 '곤이' 역으로 돌아왔다.
김건우는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예술가의집에서 열린 뮤지컬 '아몬드' 라운드 인터뷰에서 "작품 10개는 해야 '뮤린이'(뮤지컬+어린이) 타이틀을 뗄 수 있을 것 같다”며, 뮤지컬 배우로서 자신에게 '50점'을 매겼다. '아몬드'는 그의 네 번째 뮤지컬 도전작이다.
이 뮤지컬은 2017년 출간된 손원평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원작은 국내 150만 부 판매, 전 세계 30개국 이상 수출, 누적 판매 250만 부를 기록했다. 또 일본 서점대상 번역 소설 부문 수상, 아마존 '2020년 5월의 책' 선정 등 해외 문학계에서도 주목받았다.
작품은 '아몬드'라 불리는 뇌 속 편도체가 작아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알렉시티미아'라는 선천성 질병을 앓고 있는 소년 '윤재'의 성장기를 그린다. 타인과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윤재가, 분노로 가득 찬 또래 소년 '곤이'와 자유로운 감성의 소녀 '도라'를 만나며 서서히 변해 가는 과정을 담았다.
김건우는 '곤이' 역할을 제안받았을 때 고민이 컸다고 털어놨다. "곤이와 '더 글로리'의 손명오는 폭력적인 인물이라는 점에서 결이 비슷하다"며 "하지만 비슷하다는 이유로 좋은 작품을 놓친다면, 배우로서 어리석은 일 같았다"고 했다.
이어 "처음에 뮤지컬 대본을 봤을 때 욕설이 많아 걱정했는데, 원작 소설을 읽고 나니 마음이 따뜻했고 뭉클했다"며 "그래서 꼭 (뮤지컬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캐릭터를 준비하며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자칫하면 화만 내다 끝나는 인물로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곤이가 변화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등장 장면에서 '상종하고 싶지 않은 아이' 같은 인상을 주려고 했다, 처음에 거칠게 보여야 이후 변화가 선명하게 드러날 것 같았다"고 했다.
그는 뮤지컬의 특성상 소설보다 서사가 생략되는 부분이 많다는 점을 아쉬워했다. "관객들이 공연을 볼 때 공허함을 느끼지 않도록 (서사의) 빈틈을 채워보려고 노력했다"며 소설에는 있지만 뮤지컬엔 담기지 않은 부분들을 대본에 적어두기도 했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곤이가 윤재의 책방을 제집 드나들듯 찾는 이유가 뮤지컬에는 없어서 아쉬웠다"고 덧붙였다. 소설 속 그 이유는 이렇게 설명된다. "적어도 너[윤재]는 다른 사람들처럼 날 쉽게 판단하지 않더라고, 네 별난 머리 덕에."
김건우는 2017년 연기자로 데뷔했지만, 뮤지컬 배우로서는 올해로 3년 차를 맞았다. 그는 스스로에게 엄격한 기준을 세우고 있었다.
"제가 잡고 있는 기준이 높아요. 뮤지컬은 분명히 노래로 관객들 귀에 선물을 주는 장르라고 생각해요. 제 실력의 평균치를 안정적으로 올려 정상궤도에 올려놓을 겁니다. 퀄리티 높은 노래와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거든요."
도전하고 싶은 뮤지컬 작품이 있는지 묻자, 한참 뜸을 들이다 "'시라노', '멤피스'를 정말 재미있게 봤다, 그리고 '지킬 앤 하이드'는 모든 남자 배우들의 꿈 아니겠냐"며 수줍게 웃었다.
마지막으로 김건우는 자신이 연기하는 '곤이'를 봐야 하는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펄떡이는 활어를 보고 싶다면, 그리고 최근 삶이 밋밋해 자극이 필요하다면 제 공연을 예매해 주세요."(웃음)
뮤지컬 '아몬드'는 오는 12월 14일까지 서울 종로구 놀(NOL) 유니플렉스 1관에서 펼쳐진다.
j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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