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0송이 카네이션 무대"…피나 바우쉬 대표작, 25년 만에 韓 귀환

LG아트센터 서울 LG 시그니처 홀, 11월 6~9일

피나 바우쉬의 '카네이션' 공연 장면ⓒLaszlo Szito(LG아트센터 제공)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 20세기 공연예술의 흐름을 바꾼 독일의 혁신적인 안무가 피나 바우쉬(1940~2009)의 대표작 '카네이션'이 오는 11월, 25년 만에 한국 무대에 다시 오른다. LG아트센터 서울 개관 25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이다.

피나 바우쉬는 '탄츠테아터'(Tanztheater)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해 무용과 연극의 경계를 허물고 현대무용의 언어를 새롭게 쓴 혁명가로 평가받는다. 그의 작품은 세계 무용사에 큰 영향을 미치며 오늘날까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LG아트센터 관계자는 "피나 바우쉬의 작품 주제는 늘 '인간'과 인간 사이의 '소통'이었다"며 "사랑과 욕망, 불안과 공포, 상실과 고독 등 인간 실존에 관한 주제들을 자유로운 형식에 담아냈다"고 설명했다.

1982년 초연된 '카네이션'은 피나 바우쉬의 초기 걸작이자 탄츠테아터의 정수를 보여주는 대표작으로, 40년 넘게 전 세계 관객에게 사랑받아 왔다. 특히 2000년 LG아트센터 개관작으로 국내에 처음 소개돼 한국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현대무용의 새로운 지평을 연 작품으로 평가된다.

'카네이션' 공연 장면ⓒUwe Stratmann(LG아트센터 제공)

무대는 약 9000송이의 카네이션으로 가득 채워진 초현실적인 공간으로 구현된다. 피나 바우쉬가 1980년 남아메리카 여행 중 칠레 안데스산맥에서 셰퍼드 개가 뛰놀던 카네이션 들판에서 받은 영감을 토대로 했다.

꽃밭 위로 군화를 신은 남성이 행진하고, 무용수들이 춤과 노래, 대화를 오가며 유머와 풍자가 공존하는 장면이 펼쳐진다. 그 속에서 억압과 통제의 현실이 드러나고, 공연 말미에 짓밟히고 흩어지는 꽃밭은 희망과 현실 사이에서 인간 실존에 대한 여운을 남긴다.

이번 공연은 11월 6일부터 9일까지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 시그니처홀, 이어 11월 14~15일 세종예술의전당에서 열린다.

js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