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리보 김치' 구자하 "한국도 유럽도 아닌 그사이, 제 정체성을 요리해요"
연극 '하리보 김치' 구자하 작가 라운드인터뷰
- 정수영 기자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하리보 김치'(Haribo Kimchi)는 제가 유럽에서 14년간 살아오며 경험한 기억과, 그 안에서 느낀 중요한 지점을 반영한 작업이에요."
연극 연출가 겸 작곡가 구자하(41)는 신작 '하리보 김치'를 소개하며 "음식은 가장 원초적이고 본질적인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는 방식"이라며 "작품을 통해 제 뿌리와 제가 향하고 있는 지점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13일 서울 종로구 예술가의집에서 열린 라운드 인터뷰 자리에서다.
'하리보 김치'는 한국의 포장마차를 무대로 삼아 음식과 로봇 퍼포머, 영상 등을 통해 문화적 정체성을 탐색하는 작품이다. '하마티아 3부작'('롤링 앤 롤링', '쿠쿠', '한국의 역사') 이후 그가 선보이는 신작으로, 지난해 벨기에 브뤼셀에서 초연했다.
작품 제목에 대해 구 작가는 "김치는 제가 태어나기 전부터 제 안에 내재된 문화적 배경이자 운명 같은 음식인 반면, 하리보 젤리는 베를린에 와서 처음 접한 후 생긴 후천적 (음식) 취향"이라며 "한국도 유럽도 아닌 그사이 어딘가에 위치한 제 문화적 정체성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구자하 작가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학과를 졸업하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예술대학교에서 현대연극 연출 석사 학위를 받았다. 네덜란드와 벨기에를 거점으로 활동하며 유럽 공연예술계가 주목하는 창작자로 꼽힌다. 2017년 네덜란드 영아트펀드암스테르담(Young Artfund Amsterdam·YAA) 재단 예술상(연극·음악 부문)을 받았다. 심사위원단은 그의 작업에 대해 "한국 사회의 비극적이고 역사적인 이슈들을 통해 유럽 사회를 되돌아보게 하는 놀라운 힘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리보 김치'는 오는 16·18·19일, 세 차례 서울 종로구 대학로극장 쿼드에서 공연된다.
j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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