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미술관, 감각처리 장애인 돕는 '모든 가방' 국내 최초 상설 대여

'세마 엘'(SeMA L)에서 운영

SeMA_L_H59_'모든 가방'(Modeun Gabang) (서울시립미술관 제공)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서울시립미술관이 국내 미술관·박물관 중 최초로 감각 기반 관람 도구인 '모든 가방'(Modeun Gabang)을 상설 대여한다. 다양한 관람객의 감각적 경험을 존중하고, 접근성 패러다임을 확장하려는 시도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 새롭게 문을 연 교육전용공간 '세마 엘'(SeMA L)에서 운영된다.

해외에서 '센서리 백'(Sensory Bag)으로 알려진 '모든 가방'은 발달 및 감각처리 장애인, 시각 장애인 등 외부 자극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돕는 도구 모음이다. 이 가방은 지난 5월부터 장애인·비장애인 40명이 참여한 6회의 워크숍을 통해 직접 기획하고 구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가방은 가볍고 휴대하기 편리하다. 가방 안에는 관람 중 긴장 완화와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하는 감각지도, 쉬운 미술관 안내서, 소음 차단용 헤드셋, 촉각 도구인 피젯 키링, 소통카드 등 다양한 구성품이 포함돼 있다. '모든 가방'은 서소문본관 로비와 '세마 엘' 전용 거치대에서 누구나 자유롭게 대여하고 반납할 수 있다.

SeMA_L_H22_'모든 가방'(Modeun Gabang) (서울시립미술관 제공)

'세마 엘'은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3층에 위치한 교육전용공간으로, '접근성'을 주제로 한 연구·교육·참여 프로그램의 거점 역할을 수행한다. 이곳에서는 '모든 가방' 제작 과정 기록 영상을 상시 상영하며, 전시 연계 토크, 퍼포먼스, 스크리닝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신체, 감각, 인지, 연령 등과 관계없이 누구나 예술을 즐길 수 있는 '모두를 위한 미술관'을 지향하며 다양한 접근성 프로그램을 선제적으로 도입해 왔다. 지난해부터 '쉬운 글쓰기', '몸으로 만나는 미술관', '우리들의 미술관 나들이' 등 '모두를 위한 예술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최은주 서울시립미술관장은 "'세마 엘'과 모든 가방은 서울시립미술관이 오랫동안 고민해 온 접근성을 제도적 실천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라며 "누구나 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배움의 장을 시민과 함께 만들고, 포괄적 접근과 다양성에 대한 고민을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acen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