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마음의 귀를 여는 행복의 공간"…백은하, '찬란한 귀'展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8월 2일까지

백은하, '찬란한 귀'展 전시 전경. Installation view of BAEK Eunha, Glourious Ear at ARARIO GALLERY SEOUL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제공)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제주도를 기반으로 활동 중인 화가 백은하의 개인전 '찬란한 귀' 전시회가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에서 8월 2일까지 관람객을 맞이한다.

아라리오는 제주에 기반하여 작업하는 작가들의 작품 활동을 지원하는 데 꾸준한 관심을 기울여 왔다. 이번 전시도 제주의 동시대 미술을 다각도에서 조명하고자 하는 다각적인 시도의 일환이다.

백은하는 주로 한지와 장지 등의 지지체 위에 꽃과 열매에서 추출한 천연염료, 꽃잎과 한옥 문살 등 추억이 깃든 오브제, 오일 파스텔과 분채 안료 등 회화 재료를 복합적으로 활용해 특유의 동화적인 화면을 만들어 낸다.

백은하 BAEK Eunha, 강과 배 1, River and Boat 1, 2025, Natural dye, textile dye, pen on paper, 54.5 x 78.5 cm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제공)

그의 주제는 유년기의 내밀한 기억으로부터 출발한다. 자연 및 사람 사이 정서적 연결과 공명에 관한 이야기로 확장해 나간다.

이번 전시의 제목인 '찬란한 귀'는 장미꽃의 생김새를 사람의 귀에 비유한 표현이다. 다양한 관계 속 서로의 마음에 귀 기울이고, 진심으로 이해하는 태도의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작품세계의 핵심을 상징적으로 드러내어 보여준다.

백은하는 "그간 내면의 숱한 이야기를 꽃잎을 사용해 그려왔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좀 더 자유롭게 풍경을 그리기 위해, 식물의 염료(치자, 쪽, 소목, 자초 등)를 물감과 섞어 채색했다"며 "자연은 내게 늘 '들을 준비가 되어 있는' 위로자이고 친구여서, 되도록 자연의 질감과 빛깔을 더 생생히 표현하고자 했다"고 전했다.

백은하 BAEK Eunha, 둥글게 둥글게 Circle Circle, 2022, 76.2 x 145.3 cm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제공)

이번 전시는 우리가 연결되지 않으면 절대로 행복해질 수 없다는 작가의 생각을 바탕으로 한다. 서로 듣지 못하는 절망과 그럼에도 기어코 연결되고 싶어 귀를 더 여는 과정, 그 망망대해 나룻배 여정 끝, 우리, 서로에게 '찬란한 귀'가 되고 싶은 열망이 담겼다.

백은하는 강원대학교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뒤 제주도에서 거주하며 작업한다. 2001년 관훈갤러리(서울, 한국)에서 개최한 개인전을 시작으로 많은 개인전을 선보이고 단체전에도 참여했다. '꽃잎 아파트'를 포함해 자신의 그림과 사진, 글을 수록한 다수의 책도 출간했다.

acen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