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의 세월, 붓으로 빚은 생명의 노래"…조문자 '고동치는 대지'展

성북구립미술관 25일까지

'고동치는 대지: 조문자'전 포스터 (성북구립미술관 제공)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한국 추상미술의 거목이자 성북에서 50년 넘게 묵묵히 화업을 이어온 조문자 화가의 예술 인생을 조망하는 대규모 기획전 '고동치는 대지: 조문자'가 성북구립미술관에서 25일일까지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격동의 한국 현대사 속에서 쉼 없이 세계를 탐구하고 화폭에 담아온 조문자 화가의 60여 년에 걸친 예술 여정을 심도 있게 조명한다. 작가는 홍익대학교 회화과 시절 앵포르멜 미술과 추상표현주의를 접하며 독자적인 추상 세계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1962년 '7월회'를 통해 미술계에 데뷔한 이후, 끊임없는 실험과 열정으로 자신만의 예술 언어를 발전시켜 왔다.

전시 제목인 '고동치는 대지'는 척박한 현실 속에서도 생명력 넘치는 작품을 창조해 온 작가의 강인한 예술혼과 그의 오랜 화두인 '역경의 땅'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광야와 같은 고난의 시간 속에서도 불멸의 창작 의지를 불태워온 작가의 삶과 예술은 이번 전시를 통해 깊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Work 89-32, 1989, 캔버스에 유화물감, 431×227cm (성북구립미술관 제공)

전시는 작가의 작품 세계를 '자연의 하루'라는 시간의 흐름에 빗대어 3개의 섹션으로 구성했다.

1부 '새벽: 자연의 숨결'에서는 작가가 추상회화를 시작하고 자신만의 조형 언어를 탐색하던 1960년대부터 1990년대 작품 '흔적', '워크(Work)', '자연'을 선보인다. 특히 국립현대미술관 '한국현대미술의 시원'展(2000)에 출품되었던 '흔적'(1965)과 1970년대 미공개작 '흔적'(1979)이 최초로 공개될 예정이다.

2부 '정오: 대지의 리듬'은 1990년대 후반 작가만의 독창적인 조형 언어가 확립되는 시기의 대표작인 '광야' 연작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깊은 내면의 사유를 통해 탄생한 '광야'는 작가의 고뇌와 삶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아내며, 정적이면서도 강렬한 조형미를 선사한다.

3부 '황혼: 영원의 여운'은 작가의 최근 10년간의 근작 회화, 콜라주, 드로잉 작품과 함께 1000호에 달하는 대형 추상 신작을 최초로 공개한다. 작가의 후기 예술 세계를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이번 전시는 조문자 작가의 작품에 담긴 심오한 조형적·서사적 의미를 재조명하고, 한국 현대미술사에서 그의 예술적 가치를 확인하는 소중한 시간이다. 더불어 성북장학회 회원으로 오랫동안 활동하며 성북구립미술관 건립에 기여하고 작품을 기증하는 등 지역 문화 발전에 헌신해 온 작가의 따뜻한 마음과 발자취를 되새기는 의미 있는 기회다.

acen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