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 없는 자기 계발의 기묘한 풍경"…레이첼 윤 '노 스웨트'展

지(G) 갤러리 5월 31일까지

Courtesy of the artist. Photo by Jarod Lew (지갤러리 제공)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지(G) 갤러리는 한국계 미국인 작가 레이첼 윤(Rachel Youn)의 첫 국내 개인전 '노 스웨트'(NO SWEAT)를 5월 31일까지 개최한다. 이 전시를 통해 독특하고 위트 있는 작품 세계를 국내 관객들에게 선보인다.

작가는 중고 마사지 기기, 운동기기, 전동 육아용품 등 한때 주인의 자기 계발을 보조하거나 감정을 공유했을 법한 기계들에 조화와 같은 모조 식물, 그리고 다양한 오브제를 결합해 예측 불가능하면서도 흥미로운 조각 작품들을 탄생시킨다. 더 이상 인간의 도구로 기능하지 않는 기기들은 스스로 움직이며 전시 공간을 점유하고 낯선 생명력을 발산한다.

작품에 사용된 모든 기기는 중고품이다. 이전 사용자의 기대와 노력이 스며든 사물은 새로운 소유자에게 넘겨져 또 다른 기대를 품게 하지만, 결국 욕망은 충족되지 못한 채 반복적인 소비와 기대를 낳는 굴레 속에 놓인다. 작가는 이러한 순환 속에서 정서적 결핍을 대체품으로 채우려는 인간의 욕망이 끊임없이 실패하는 풍경을 제시한다.

살아있는 듯 기묘하게 움직이는 레이첼 윤의 조각들은 효율성이나 치유와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무기력하고 느슨한 움직임 속에서 때로는 섹슈얼한 느낌마저 자아내며, 인간의 몸짓을 어긋난 방식으로 모방해 기이한 생명력을 드러낸다.

Installation view of Rachel Youn’s _NO SWEAT,_ 2025, at G Gallery, Seoul, Korea. (지 갤러리 제공)

인간의 몸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던 기계가 스스로 '몸'이 되어 존재하는 모습은 역설적으로 주체가 될 수 없는 기계의 한계를 상기시킨다. 이는 작가가 성장해 온 삶의 경험과 문화적 혼종성의 맥락을 암시한다.

전시는 땀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이루고자 하는 자기 개선의 허상을 드러내며 동시에 실패한 위로가 축적된 신체들의 소리 없는 외침을 전한다. 성취에 대한 기대와 위안에 대한 갈망이 만들어낸, 움직임은 존재하지만 궁극적인 도달은 없는 비극적인 에너지가 전시 공간을 가득 채운다. 땀 없이 변화하기를 바라는 인간적인 욕망의 기이한 형상들은 땀이 없는 공간에서 무한한 반복 운동을 지속하며 묘한 여운을 남긴다.

레이첼 윤은 2017년 워싱턴대학교에서 BFA를 취득했고, 2024년 예일대학교에서 MFA를 받았다. 개인전을 수차례 개최하고 여러 단체전에도 참여했다. '버몬트 스튜디오 센터 펠로우십'과 그레이트 리버스 바이애니얼 어워드(2020)를 수상했다.

acen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