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한 회화적 탐구를 위한 연작"…황도유 '서른세송이'展
김리아갤러리 4월 12일까지
- 김정한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황도유 작가의 개인전 '서른세송이'(The Thirty-three Flower Blossoms)가 김리아갤러리에서 4월 12일까지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감정과 기억을 배제하고 순수한 회화적 탐구를 보여주는 연작이다. 작가가 설정한 제약과 규칙을 바탕으로 한 34점의 작품들로 구성된다. 전시작들은 화면 위에 남겨진 획과 색은 논리적 구조 속에서도 기묘하면서도 아름다운 분위기를 자아내며, 감상자에게 독특한 시각적 경험을 선사한다.
황도유는 회화를 단순한 의미 전달의 수단이 아니라 시각적 경험을 중심으로 한 예술적 탐구로 바라본다. 그는 획의 본질과 흔적을 탐구하며 최초의 흔적부터 최종의 흔적까지 모든 과정을 명확하게 드러내고자 한다. 물감의 겹침 없이 단층으로 이루어진 화면은 감정과 서사를 배제하고 순수한 조형적 질서를 강조한다.
이번 전시작은 황도유가 지속적으로 탐구해 온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연장선에 있다. 그러면서도 앨리스를 화면 밖으로 내보내고 풍경의 요소들을 확대해 색채와 획으로만 구성된 비구상 회화처럼 보이기도 한다.
특히 34점의 신작 중 얇은 광목천 위에 빠르게 그려진 작업들을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 선보인다. 여기서는 스스로 설정한 규칙과 손의 감각을 중요하게 여기는 작가의 회화에 대한 철학이 더욱 명확하게 드러난다.
작가는 동양화의 획처럼 응축된 힘을 가진 선과 작가 특유의 색감은 완결된 형태보다는 과정이 그대로 드러나는 깊이감을 강조한다. 그의 작품들에서는 마치 우리나라 백자가 지닌 미완의 미감처럼 몽환적이고 순수한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기존보다 더욱 간결한 조형미를 지닌 황도유의 이번 연작들은 논리적인 구조 속에서도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마치 꿈결처럼 펼쳐지는 풍경을 통해 감상자에게 색과 선이 만들어내는 신비로운 공간 속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의미를 찾으며 감각적인 경험을 맛보도록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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