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 아이돌' 김준수, 안평대군으로 출격…국립창극단 '보허자'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3월 13~20일

국립창극단 '보허자: 허공을 걷는 자'에서 안평 역을 맡은 김준수(오른쪽), 수양 역의 이광복(국립극장 제공)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 국립극장 전속단체 국립창극단은 신작 '보허자(步虛子): 허공을 걷는 자'(이하 '보허자')를 오는 3월 13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중구 달오름극장에서 초연한다.

'보허자(步虛子)'는 고려시대 송나라에서 전래해 고려와 조선의 궁중음악으로 수용된 악곡 중 하나로, '허공을 걷는 사람'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이번 공연은 조선 제7대 왕 세조(수양대군)와 그의 권력욕으로 희생된 세종의 셋째 아들 안평대군을 소재로 한 창작 창극이다.

1480년(성종 11년), 계유정난 비극이 벌어진 지 27년 후로부터 출발한다. 극본을 맡은 배삼식 작가는 세조로부터 실권을 박탈당한 안평대군이 강화도·교동도로 유배된 지 8일 만에 사사됐으나, 그의 무덤이나 비문 등 흔적조차 남아 있지 않다는 점에 착안했다.

연출은 제54회 동아연극상과 제9회 두산연강예술상을 받은 김정이 맡는다.

이번 작품으로 창극 연출에 처음 도전하는 김 연출은 "어디에도 발 디딜 곳 없이 허공을 떠도는 '보허자(步虛子)'의 삶을 살았던 인물들의 이야기"라며 "꿈이자 희망이었던 '몽유도원도'를 향해가는 과정을 통해, 자유롭지 못한 현실 속에서도 어딘가 있을 희망을 품고 현재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이야기를 대변할 것"이라고 했다.

작창과 작곡, 음악감독은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 '귀토' '리어' 등에 참여해 온 한승석 중앙대 전통예술학부 교수가 책임진다. 한승석은 아름다운 시어로 구성된 가사에 가야금·거문고·대금·해금·아쟁·철현금·생황 등 전통악기를 중심으로 한 선율과 장단을 더해 각 인물의 비극적인 삶을 표현한다.

캐스팅도 주목할 만하다. 나그네(안평) 역은 '국악계 아이돌'로 불리는 김준수가 담당한다.

대자암의 비구니 본공과 도창 역은 '트로이의 여인들' '패왕별희' 등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선보인 김금미, 안평 곁에 넋으로 맴도는 수양 역은 이광복이 맡는다.

이외에도 안평의 딸 무심 역 민은경, 안평이 사랑했던 여인 대어향 역 김미진, 안평의 꿈을 그려낸 화가 안견 역엔 유태평양 등이 낙점됐다.

국립창극단 '보허자: 허공을 걷는 자' 공연 포스터(국립극장 제공)

js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