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다고 손 놓고 있을 수 있나요?"…해외서 판로 찾는 韓갤러리

대만 타이베이서 열린 '원 아트 타이베이' 가보니
소형 갤러리들 주로 참가…"대만시장 그래도 탄탄"

대만 타이베이 메트로폴리탄 호텔에서 10일부터 12일까지 열린 '원 아트 타이베이'에 참가한 한 갤러리 모습. 2025.1.10/뉴스1 ⓒ 뉴스1 김일창 기자

(타이베이=뉴스1) 김일창 기자 = 한국미술시장은 2022년 미술품 유통액이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선 뒤 줄곧 하락세다. 대다수 소형 갤러리와 미술품 경매사의 2024년은 2023년보다 혹독했다. 하지만 일찌감치 해외로 눈을 돌린 곳들은 타격을 완화할 수 있었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대만 타이베이 메트로폴리탄 호텔에서 열린 아트페어 '원 아트 타이베이'에는 전체 참가 갤러리 61곳 중 10곳이 한국 갤러리일 만큼 비중이 컸다. 모두 소형 갤러리이지만 길게는 10여년 적게는 4~5년 꾸준히 이 아트페어에 참가하는 등 터줏대감들로 통한다.

이번 아트페어에서 만난 한 한국 갤러리 대표는 "한국 미술시장은 지난해 특히나 더 어려웠다"며 "저희는 처음부터 해외 아트페어 등에서 작품을 팔다 보니 그래도 큰 데미지는 없던 편"이라고 말했다.

'원 아트 타이베이'에 수년째 참가하고 있는 또 다른 갤러리 대표는 "저희 갤러리는 한국과 외국의 판로 비중이 50대 50"이라며 "지난해 한국에서는 어려웠지만 그래도 외국에서의 판매가 선방해서 안 좋은 상황은 면했다"고 말했다.

이들이 일반적으로 생소한 대만의 아트페어에 꾸준히 참가하는 이유는 뭘까. 현장에서 만난 관계자들에 따르면 대만의 미술시장은 컬렉터가 탄탄하고, 미술에 대한 관심이 아시아권에서 '톱클래스' 수준이다.

대만 타이베이 메트로폴리탄 호텔에서 10일부터 12일까지 열린 '원 아트 타이베이'를 보러온 관람객들의 모습. 2025.1.10/뉴스1 ⓒ 뉴스1 김일창 기자

대형 컨벤션과 비교할 때 호텔이라는 작은 공간에서 3일 동안 열린 아트페어에 하루 평균 5000명, 총 1만 5000여 명이 다녀간 것이 이를 방증한다. 조각 작품을 주로 판매하는 한 갤러리 관계자는 "한 대만 컬렉터는 저희 전속 작가의 작품을 큰 고민 없이 구매했다"며 "올해도 저희 방에 들어와 이 작가의 작품 두 점을 바로 구매했다"고 말했다.

이렇듯 매년 아트페어에 참가하면서 단골 컬렉터도 확보한 한국 갤러리들이 많았다.

대만의 시장 분위기와 단골 컬렉터의 확보뿐만 아니라 비교적 저렴한 비용도 대만의 호텔 아트페어를 찾는 요소이다. 이번에 방을 공유한 갤러리 두 곳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각자 방을 빌려 참가했다. 올해는 비용을 더욱 절약하기 위해 방을 공유하는 전략을 썼다.

운송비도 전략을 잘 짜면 절약할 수 있다. 환율이 오르면서 특히 운송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상황에서 비교적 작은 작품을 거래하다 보니 비행기 수하물로도도 운송이 가능하다고 한다.

행사장에서 만난 신준원 조형아트서울 대표는 "중저가 작품을 많이 구입하는 대만 컬렉터들은 한국 미술에 관심이 많아 한국 갤러리 입장에서는 잠재력이 큰 곳"이라며 "두 나라 갤러리 관계자들의 우정도 돈독해 서로 도우려고 하는 분위기도 긍정적인 요소"라고 말했다.

대만 타이베이 메트로폴리탄 호텔에서 10일부터 12일까지 열린 '원 아트 타이베이'에 참가한 한 갤러리 모습. 2025.1.10/뉴스1 ⓒ 뉴스1 김일창 기자

ic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