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동명이인 조덕현들, 고독사한 조덕현의 삶을 추적하다
조덕현 개인전 '꿈' 28일부터 일민미술관 전시
- 박정환 기자
(서울=뉴스1) 박정환 기자 = 조덕현(58) 작가는 2014년 인터넷에서 자신의 이름을 검색했다. 배우 조덕현, 목사 조덕현, 군인 조덕형 등 다른 직업을 가진 조덕현들이 검색됐다. 조 작가는 동명이인들에게 한 번 만나자고 연락했다. 영화배우 조덕현이 가장 적극적이었다.
조덕현 작가는 동명이인들과 함께 가상인물 조덕현을 작업하기로 했다. 영화배우 조덕현이 가상인물 조덕현을 연기했다. 이들은 출생에서 사망까지 가상인물의 일대기를 만들었다. 소설가 김기창이 합류해 가상인물이 주인공이 되는 단편소설 '하나의 강'을 집필해 사실성을 더했다.
조덕현 개인전 '꿈'은 가상인물 조덕현의 삶을 드로잉, 설치, 영상 등의 작업으로 재현한 신작을 중심으로 윤이상의 음악과 어우러진 설치작업 '음의 정원' 그리고 과거 작품의 아카이빙으로 꾸며져 오는 28일부터 10월25일까지 서울 광화문 일민미술관에서 개최된다.
26일 일민미술관에서 만난 조덕현 작가는 늙은 어머니가 작품의 모티브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어머니가 요양원에서 오랫동안 식물인간처럼 누워계셨다. 이렇게 산다는 것이 무슨 의미일까 생각하게 됐다"며 "서서히 퇴장하는 세대가 있다. 이들에게도 한번쯤 전성기가 있다. 그런 삶을 가상으로 꾸며봤다"고 말했다.
신작 '꿈'은 가상인물 조덕현(1914~1995)의 삶을 통해 한국 근·현대사를 간접 조명한다. 조 작가는 "가상의 인물 조덕현은 1930년대부터 50년대까지 영화계에서 활동한 배우로 현실과 타협하고 시류에 편승하며 지극히 개인적인 삶을 살아간 인물로 설정했다"며 "화려했던 젊은 시절과 달리 노년에는 아들과의 불화로 독거노인으로 5년간 살다가 고독사한다"고 말했다.
전시장 1층에는 독거노인 조덕현이 살던 집을 가상으로 지어놨다. 서울 인근 위성도시에 있는 주거지를 본떠서 만들었다. 세간살이는 해당 지역에 사는 노인들의 집에서 직접 빌려왔다.
2층에는 2차원 평면의 사실적 묘사와 3차원의 오브제를 결합해 과거의 인물을 복원한 'Homage'(2011), 가상의 국가나 전설을 발굴한 '구림마을 프로젝트'(2000)등 조덕현의 과거 작품도 함께 선보인다.
3층에는 전시장을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는 폭 15m의 흰 벽이 설치됐다. 설치작업 '음의 정원'은 조덕현 작가가 현대음악가 윤이상의 음악을 시각적으로 해석한 작품이다.
조 작가는 "1층 전시는 서사가 강하고 3층 전시는 서정으로만 채웠다. 음악과 미술이 서로 맞물려서 호환되는 접점을 찾으려 노력했다. 작업실 주변 야산에서 식물들을 가져와서 흰 천에 그림자가 보이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번 개인전에는 회화·영상물 16점, 초대형 블랙박스 9개, 폭 15m의 대형 스크린설치 등 총 30여 점이 일민미술관 1, 2, 3층 전관에서 전시돼 조덕현의 작품세계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가격 5000원. 문의 (02)2020-2038. 다음은 주요 작품 이미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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