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예방접종, 목표치 97% 달성에도…개학 재유행 우려되는 이유

고령층 99.9%·임신부 94.3% 반면 어린이 91.2%…4월까지 진행
3년 만에 마스크 벗은 새학기…"학교 유행 가족 전파 가능성"

11일 오전 서울 구로구 우리아이들병원에서 어린이가 독감 예방접종을 받고 있다. 2022.10.11/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올해 들어 인플루엔자(독감) 환자 수가 줄고 있지만 최근 전국 초·중·고교에서 3년 만에 처음으로 마스크를 안 써도 되는 새 학기가 시작됐다. 유치원과 학교를 중심으로 독감이 다시 유행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22~2023 절기 독감 국가예방접종률은 현재까지 정부 목표의 97%까지 올랐지만, 대상군 중 어린이 접종률이 상대적으로 낮다. 정부는 접종 참여를 거듭 당부했고 전문가들도 "지금 맞아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2022~2023 절기 인플루엔자 국가 예방접종 참여 현황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5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번 절기 독감 국가 예방접종 대상자는 △생후 만 6개월~13세 이하 어린이(2009년~2022년 8월 31일 출생자) △임신부 △만 65세 이상 고령층(1957년 12월 31일 이전 출생자)이다.

이들 중 생애 처음 예방접종을 받는 어린이는 2회 접종 대상이다. 지난 2일 기준 인구 대비 접종률은 △2회 접종 어린이 63.1%(1차)·52.8%(2차) △1회 접종 어린이 71.5% △임신부 49.8% △고령층 81.9%다.

그런데 질병청은 지난해 9월 접종 추진 당시 "총규모는 1216만명으로 어린이 439만명, 임신부 14만명, 65세 이상 고령층은 763만명"이라며 "총인구 규모에 목표 예방 접종률을 곱한 수치"라고 밝힌 바 있다.

이를 기준으로 보면 지난 2일 대상군별로 참여한 접종자 수를 모두 더했을 때 1176만3928명으로 총 규모 1216만명 대비 96.74%까지 올랐다. 접종은 오는 4월 30일까지 위탁의료기관에서 무료로 가능하다.

대상군별로 보면 △생후 만 6개월~13세 이하 어린이(439만명 중 398만여명) 91.2% △임신부(14만명 중 13만여명) 94.3% △고령층(763만명 중 762만여명) 99.9%으로 상대적으로 어린이 접종률이 낮다.

이에 대해 질병청 관계자는 "사업이 종료되면 매년 지난 절기와 비교해 사업 결과보고서를 작성, 평가할 예정"이라며 접종 참여를 당부했다. 전문가들 또한 접종을 권했다.

김우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독감 유행은 쌍봉낙타처럼 정점이 두 꼭지로 구분된다는 게 특징"이라며 "학령층의 개학 등으로 학교 안에서 유행한 뒤 가족 간 전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신상엽 KMI 한국의학연구소 수석상임연구위원(감염내과 전문의)도 "이번 봄철에 유행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며 "특정 연령대 환자가 늘어난 뒤 환자 수가 전체적으로 뒤따라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지난 19~25일(2023년도 8주차) 인플루엔자 의사(의심) 환자 분율은 외래 1000명당 11.6명으로 직전주(7주차·15명)보다 3.4명(23%) 줄었다.

분율은 지난해 마지막 주인 53주차(60.7명)에 정점을 찍고 올해 들어 '52.5명(1주)→40.2명(2주)→28.3명(3주)→25.6명(4주)→17명(5주)→15.2명(6주)→15명(7주)→11.6명(8주)'까지 내려왔다.

하지만 분율은 이번 유행 기준(4.9명)의 2.4배 수준으로 여전히 높다. 연령대로 보면 소아(7~12세) 의사환자 분율이 17.7명으로 가장 높았다.

뒤이어 19~49세(15.8명), 1~6세(14.1명)가 전체 분율 11.6명보다 높았고 13~18세(11.1명), 50~64세(8.6명), 0세(6.7명), 65세 이상(4.9명)으로 나타났다. 모든 연령대별 환자 분율이 전주 대비 하락했다.

2023년 8주차 연령별 인플루엔자 의사환자분율/질병관리청 제공

질병청은 전국 196개 의료기관에서 인플루엔자 감시 체계를 가동 중인데 38도 이상의 갑작스러운 발열과 더불어 기침 또는 인후통을 보이면 의사 환자로 분류하고 있다. 유행은 봄철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설사를 유발하는 노로바이러스, 로타바이러스 등 바이러스 장관감염증 환자는 229명으로 전주(283명)보다 54명(19.1%) 감소했다.

노로바이러스 환자는 221명에서 193명으로, 그룹 A형 로타바이러스 환자는 33명에서 24명으로 각각 감소했다.

바이러스성 장관감염증에 걸리지 않으려면 손을 깨끗이 씻고, 음식은 충분히 익혀 먹거나 흐르는 물에 세척해 먹고 물은 끓여 마시는 등 개인위생 수칙을 지켜야 한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