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 연구팀, 인공 유전자 합성 성공 [김정한의 역사&오늘]

1976년 8월 27일

하르 고빈드 코라나 박사 (출처: Unknown author,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1976년 8월 27일,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연구팀이 인류 과학사의 한 획을 긋는 획기적인 연구 성과를 공식 발표했다. 하르 고빈드 코라나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이 생명체의 설계도 역할을 하는 유전자를 화학적으로 합성해 살아 있는 세포 안에서 작동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밝힌 것이다.

당시 연구팀이 실험실에서 인공적으로 만들어낸 것은 대장균의 운반 RNA(tRNA) 생산을 담당하는 기능성 유전자였다. 기본 염기들을 하나씩 정교하게 이어 붙여 화학적으로 합성한 뒤 이를 대장균 세포 내에 주입하자 정상적인 유전 정보 처리와 단백질 합성 기능이 온전히 작동했다.

이 연구를 진두지휘한 코라나 교수는 유전 부호가 단백질을 합성하는 메커니즘을 밝혀낸 공로로 이미 1968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던 세계적인 석학이었다. 그는 생명의 기본 암호를 사람이 직접 손으로 조립해 살아있는 생명체 안에서 작동시키는 담대한 도전을 9년간 이어갔고, 마침내 완전한 기능성 인공 유전자 합성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이 놀라운 성취는 현대 유전공학과 합성생물학이 태동하는 결정적인 방아쇠가 됐다. 이후 유전물질을 인공적으로 만들어 조작하는 기술은 당뇨병 치료용 인슐린 대량 생산, 유전자 치료제 개발, 유전자 변형 생명체 연구 등 바이오 산업 전반의 핵심 기반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신의 영역으로 불리던 생명의 비밀에 다가선 만큼 사회적 충격과 윤리적 논쟁도 뒤따랐다. 인간이 인공 유전자를 조합해 생명체를 조작할 수 있게 되면서 맞춤형 생명체 탄생에 대한 두려움과 생태계 교란 가능성에 대한 경고가 쏟아졌다. 과학자들은 기술 개발과 함께 생명 윤리 가이드라인을 세우기 위한 치열한 논의를 시작해야 했다.

인류는 이제 유전자 가위를 비롯한 첨단 생명공학 시대를 달리고 있다. 코라나 연구팀이 일궈낸 인공 유전자 합성은 생명의 본질을 이해하고 질병의 고통을 덜어내는 열쇠를 쥐여주었다. 동시에 그 거대한 힘을 어떻게 인간다운 지혜로 통제할 것인가라는 물음을 끊임없이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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