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승만 극장장·황교익 원장이 웬말"…문화계, 낙하산 인사 취소 촉구(종합)

21일 청와대 앞 기자회견…"전문성 없는 '캠프인연' 보은 인사"
"대통령 직접사과와 전면 재검토"…정부에 5가지 요구 사항 전달

문화연대 활동가들이 21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정부의 문화예술 인사정책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4.21 ⓒ 뉴스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가 취임 후 최고치인 65.5%를 기록했지만, 문화예술계는 문화예술기관 인사정책을 비판하고 나섰다. 문화예술계가 대규모로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2016년 박근혜 정부의 블랙리스트 관련 이후 10년 만이다.

먼저 문화정책, 예술경영 연구자들과 관련 학회 인사 436명은 황교익 한국문화관광연구원장 임명을 두고 전문성이 부족하다며 재검토를 촉구했다. 현장 예술인 479명도 전문성과 현장 경험이 검증된 인사를 요구했다. 마지막으로 문화연대를 비롯한 65개 단체와 794명도 인사 기준과 원칙을 전면 재정립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정부 출범 이후 최근 공공 문화예술기관 인사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제 제기 대상에는 서승만 국립정동극장장과 황교익 한국문화관광연구원장을 비롯해 장동직 국립정동극장 이사장, 박혜진 국립오페라단 단장 등도 포함됐다. 아울러 한국콘텐츠진흥원장 후보로 거론됐다가 무산된 배우 이원종 사례도 함께 언급했다.

문화예술계는 21일 청와대 분수대 앞 광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정부의 일방적이고 불투명한 인사 관행을 비판하고 문화예술 분야 인사 원칙의 재정립을 촉구했다.

송경동 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왼쪽)과 이원재 문화연대 집행위원장. 송경동 총장은 "최소한의 전문성과 사회적 신뢰를 갖춘 인사라면 이해할 수 있겠지만 낙하산 인사를 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원재 위원장은 "인사는 메시지이고 정책인데, 전혀 엉뚱한 인사를 해 놓고 능력이 있으니 괜찮다고 말하는 것은 결과론일 뿐"이라고 말했다.

송경동 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은 "블랙리스트나 윤석열 파면을 외쳤던 순간에 지금 문화예술 기관장으로 오는 사람들을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다"며 "최소한의 전문성과 사회적 신뢰를 갖춘 인사라면 이해할 수 있겠지만 캠프를 따라다녔다는 이유만으로 중요한 문화예술 기관장에 낙하산 인사를 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원재 문화연대 집행위원장은 "유명인을 앞세운 셀럽 인사, 전문성보다 캠프 인연이 앞선 보은성 인사, 놀라울 정도의 밀실 인사라는 점에서 수많은 문화예술 현장이 참혹함과 어처구니없음을 느끼고 있다"며 "인사는 메시지이고 정책인데, 전혀 엉뚱한 인사를 해 놓고 능력이 있으니 괜찮다고 말하는 것은 결과론일 뿐"이라고 했다.

이 위원장은 인사 책임도 분명히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문화예술 발전을 위한 인사라면 공개 토론에 나서면 되고, 그렇지 않다면 대통령이나 인사위원장이 직접 사과해야 한다"며 "대통령이 좋아하는 타운홀 미팅이든 공개 토론이든 뭐든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문화예술 분야가 정책 방향뿐 아니라, 이를 실행하는 주체의 전문성과 철학이 성과를 좌우하는 영역이라고 짚었다. 그럼에도 최근 인사는 해당 분야 이해와 경험, 공공기관 운영 역량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채 이뤄져 문화예술 생태계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에 5가지 요구 사항도 전했다. 일방적 인사조치 즉각 중단, 공공 문화예술기관 인사 기준과 원칙 수립 및 공개, 현장 소통에 기반한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 시스템 구축, 인사혁신처의 문화예술 분야 인사 과정 조사와 책임 규명, 대통령의 직접 사과와 전면 재검토 등이다.

마지막으로 "문화예술 정책은 제도만으로 작동하지 않으며, 이를 실행하는 인물의 역량과 철학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영역"이라며 "인사는 단순한 임명이 아니라 정책 그 자체"라고 밝혔다. 이어 "문화예술은 사회의 공공적 자산이며 민주주의의 중요한 기반"이라며 공공성과 전문성에 기초한 인사 원칙을 다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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