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퇴르·베르나르, 저온 살균법 실험 성공 [김정한의 역사&오늘]
1862년 4월 20일
- 김정한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1862년 4월 20일, 화학자 루이 파스퇴르와 생리학자 클로드 베르나르가 공동 연구를 통해 미생물에 의한 부패를 방지할 수 있는 '저온 살균법'의 효능을 사상 처음으로 입증했다. 인류의 식생활과 보건 역사에 한 획을 그은 혁명적인 실험의 성공이었다.
그동안 와인과 맥주가 시간이 지나면 시어지거나 상하는 현상은 양조업계의 고질적인 골칫거리였다. 파스퇴르는 부패가 자연 발생적인 현상이 아니라, 공기 중의 미생물이 혼입되어 증식하기 때문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그는 베르나르와 함께 밀봉된 유리병에 담긴 액체를 특정 온도에서 일정 시간 동안 가열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두 과학자는 액체를 약 60°C의 온도로 가열한 뒤 급속히 냉각시키는 과정을 거쳤다. 결과는 놀라웠다. 고온으로 끓여 내용물의 맛과 영양을 파괴하지 않고도, 액체 속에 존재하던 유해 미생물만을 선택적으로 사멸시키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 과정을 거친 액체는 장시간 보관해도 부패하지 않고 신선도를 유지했다.
이 실험의 성공은 단순한 식품 보관 기술의 발전을 넘어선 것이었다. 파스퇴르는 이 실험 결과가 '질병의 미생물설'을 뒷받침하는 결정적 증거라고 확신하고 있다. 미생물을 통제할 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됨에 따라, 향후 수술 중 감염 예방이나 전염병 퇴치 연구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또한 이 기술은 와인 산업뿐만 아니라 우유 등 유제품의 유통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됐다. 이전까지 우유는 수많은 세균의 온상이 되어 영유아 사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받았으나, 저온 살균법이 도입되면 안전한 유통이 가능해졌다.
미생물이라는 보이지 않는 적과의 싸움에서 인류가 거둔 이 위대한 승리는 향후 19세기 과학 혁명의 핵심 동력이 됐다. 이날 이후로 인류는 더 이상 부패를 운명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과학의 힘으로 이를 다스리는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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