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렌 켈러 스승 앤 설리번 탄생 [김정한의 역사&오늘]

1866년 4월 14일

앤 설리번(우)과 헬렌 켈러 (출처: Family member of Thaxter P. Spencer, now part of the R. Stanton Avery Special Collections, at the New England Historic Genealogical Society. See Press Release [1] for more information.,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1866년 4월 14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피딩힐스에서 앤 설리번이 태어났다. 주로 헬렌 켈러의 스승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미국의 장애 복지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인물이기도 하다.

설리번의 유년 시절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가난한 아일랜드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나 어머니를 일찍 여의고 아버지에게 버림받았다. 또한 어린 시절 앓은 트라코마로 인해 시력을 거의 잃는 시련을 겪었다.

하지만 그는 절망에 굴복하지 않았다. 퍼킨스 시각장애인 학교에 입학해 고학 끝에 수석으로 졸업했다. 또한 재학 중 받은 수술로 시력을 일부 회복, 새로운 삶의 전기를 맞이했다.

1887년, 설리번은 운명적인 만남을 갖는다. 시각과 청각을 모두 잃고 야수처럼 울부짖던 일곱 살 소녀 헬렌 켈러의 가정교사가 된 것이다. 설리번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교사가 아니었다. 그는 헬렌의 손바닥에 글자를 쓰며 언어의 개념을 심어주기 위해 사투를 벌였다. 펌프에서 나오는 차가운 물을 느끼게 하며 '워터'(WATER)라는 단어를 일깨워 준 일화는 교육의 힘이 어디까지 닿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설리번의 교육 철학은 '사랑'과 '인내', 그리고 '엄격함'의 조화였다. 그는 헬렌을 동정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스스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독립된 주체로 대우했다. 설리번의 헌신적인 뒷바라지 덕분에 헬렌 켈러는 세계 최초의 시청각 장애인 대학 졸업자가 됐다. 더 나아가 인권 운동가로서 전 세계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었다.

앤 설리번은 1936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약 50년 동안 헬렌의 곁을 지키며 그의 눈과 귀가 돼 주었다. 그는 누군가의 잠재력을 이끌어 내는 힘이 지식의 양이 아닌, 포기하지 않는 신뢰에 있음을 몸소 증명했다. 설리번이 남긴 '불가능을 가능케 하는 교육의 정신'은 여전히 우리 사회의 소중한 유산으로 남아 있다.

acen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