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대륙 최초 발견자 아메리고 베스푸치 탄생 [김정한의 역사&오늘]

1454년 3월 9일

아메리고 베스푸치 (출처: Crispijn van de Passe the Elder, 1590,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1454년 3월 9일,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한 아이가 태어났다. 그의 이름은 아메리고 베스푸치(Amerigo Vespucci). 훗날 그가 발견한 땅이 자신의 이름을 따서 '아메리카'라 불리게 될 줄은 본인조차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베스푸치는 명망 있는 가문에서 태어나 인문주의 교육을 받으며 자랐다. 초기에는 메디치 가문의 대리인으로서 금융과 무역업에 종사했다. 40대 중반이라는 늦은 나이에 항해에 뛰어든 이유는 명확하지 않으나, 대항해 시대의 열풍과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이 그를 바다로 이끈 것으로 보인다.

베스푸치의 가장 큰 업적은 콜럼버스가 죽을 때까지 믿었던 '아시아의 동쪽 끝'이라는 가설을 뒤집은 것이다. 그는 1499년부터 1502년 사이 두 차례(혹은 그 이상)의 항해를 통해 남아메리카 해안선을 따라 길게 항해했다.

베스푸치는 자신이 탐험한 지역의 거대한 해안선과 생태계가 기존 아시아 지도와 전혀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서신을 통해 이곳이 유럽인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신세계(Mundus Novus)'라는 사실을 공표했다.

베스푸치의 서신은 당시 유럽 전역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1507년, 독일의 지도 제작자 마르틴 발트제뮐러는 세계 지도를 제작하면서 이 거대한 땅덩어리를 발견한 공로를 인정해 아메리고의 이름을 따서 '아메리카(America)'라고 명명했다.

베스푸치는 생전 콜럼버스의 공적을 가로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현대 역사가들은 그가 단순한 항해사를 넘어, 철저한 관찰과 기록을 통해 지리학적 패러다임을 바꾼 지식인이었다는 점에 주목한다. 그는 지구가 생각보다 훨씬 크며, 유럽과 아시아 사이에 거대한 대륙이 하나 더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류에게 각인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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