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예술인복지재단, 사회안전망 중심 복지 강화한다…2026년 사업계획 발표

산재보험·국민연금·주거·권리보호 아우르는 예술인 전 생애 안전망 추진
예술활동준비금·생활안정자금·청년 적립계좌·복지금고로 예술인의 일·생활 이중 지원

한국예술인복지재단 2026년도 사업계획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이 일하다 다쳤을 때 도와주는 산재보험과 노후 준비를 돕는 국민연금 지원부터 집 문제·생활비·마음건강·권리보호까지 예술인의 삶 전반을 보듬는다. 재단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6년 업무 추진 계획을 19일 발표했다.

올해 새로 시작되는 '예술인 복지금고'는 예술인을 위한 공동 저축·공제 제도라고 할 수 있다. 재단은 예술인이 조금씩 적립하면, 그 돈을 모아 필요할 때 돌려쓸 수 있는 공제상품과 각종 복지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상반기에는 제도 설계와 규정 정비를 마치고, 하반기부터 실제 상품을 내놓아 예술인의 장기적인 생활 안정과 노후 준비를 돕겠다는 계획이다.

예술인은 공연·전시·촬영 현장에서 늘 안전사고 위험이 있고, 프리랜서가 많은 만큼 수입이 들쭉날쭉한 경우가 많다. 재단은 이런 현실을 고려해, 예술인이 다쳤을 때·아플 때·나이가 들었을 때 제도 안에서 보호받도록 만드는 데 힘을 싣겠다고 밝혔다.

이에 사회보험의 지원이 넓어진다. 재단은 그동안 해 오던 '예술인 국민연금 보험료 지원' 사업을 계속 이어간다. 국민연금은 나이가 들어 일을 못하게 됐을 때 매달 받는 노후 생활비라고 보면 된다. 프리랜서 예술인이 스스로 낸 국민연금 보험료의 절반을 재단이 대신 내 주는 방식으로, 올해부터는 산재보험에 가입한 예술인까지 지원 대상을 넓힌다.

예술인과 기업·학교·지자체 등을 연결하는 '예술로' 사업도 강화한다. 이 사업에 참여하는 예술인은 사업 기간 동안 산재보험료를 전액 지원받는다. 산재보험은 일하다 다치거나 병이 났을 때 치료비와 쉬는 동안의 일정 금액을 보장해 주는 제도다. 재단은 또 출산·육아·질병 등으로 한동안 활동을 쉬었던 예술인에게 공모 심사에서 가점을 주고, 경력 상담과 맞춤형 교육을 연결해 다시 현장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집과 생활비 문제를 덜어 주는 제도도 손본다. '예술인 생활안정자금' 중 전세자금 융자 한도는 1억 2000만 원까지 빌릴 수 있게 늘리고, 이자는 연 1.95% 수준으로 유지한다. 이는 일반 대출보다 이자가 적어 프리랜서 예술인에게는 부담이 덜하다. 의료비, 부모요양비, 장례비, 결혼자금 등 갑자기 큰돈이 필요할 때 쓸 수 있는 생활안정자금도 연 2.5%의 비교적 낮은 이자로 빌릴 수 있게 한다.

예술인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교육과 상담도 강화한다. 재단은 계약서 쓸 때 꼭 살펴봐야 할 점, 저작권을 지키는 방법, 공연·촬영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성희롱·성폭력을 미리 막는 방법 등을 온라인 강의로 제공한다. 예술인이 언제든지 영상을 보며 공부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다. 아울러 '예술인 신문고'를 통해 불공정 계약이나 임금 체불, 성희롱·성폭력 피해 등을 신고·상담받고, 무료 법률 상담과 전자계약 서비스도 계속 운영한다.

예술 활동을 시작하거나 이어 가기 위한 직접 지원도 이어진다. 경제적 이유로 작업을 멈추지 않도록 1인당 300만 원을 주는 '예술활동준비금지원' 사업은 올해 약 1만 8000명의 예술인을 대상으로 한다. 청년예술인이 일정 금액을 저축하면 정부와 재단이 함께 돈을 보태 주는 '청년예술인 예술활동 적립계좌', 주말과 야간에도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예술인 자녀돌봄지원', 예술인의 마음 건강을 위한 심리상담 지원, 공연·전시 할인 혜택을 주는 '예술인패스' 등도 계속 운영된다.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안내 방식도 바뀐다. 재단은 올해 사업별 공고와 신청 방법을 보기 쉽게 정리한 사업안내서를 누리집에 올리고, 재단 유튜브 채널에는 사업 설명 영상을 올린다. 이 영상에는 수어와 자막을 함께 넣어 청각장애 예술인을 포함한 다양한 예술인이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정용욱 한국예술인복지재단 대표는 "예술인이 '취미로 하는 사람'이 아니라 '직업인'으로 인정받고 사회보장 제도 안에서 보호받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산재보험과 국민연금 같은 기본 안전망 위에 예술인 복지금고를 더해, 예술인의 삶과 작업이 중단되지 않도록 복지의 틀을 차근차근 넓혀 가겠다"고 밝혔다.

art@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