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빌로니아에서 최초 개기월식 기록 [김정한의 역사&오늘]
기원전 746년 2월 6일
- 김정한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기원전 746년 2월 6일(바빌로니아 역법 기준), 인류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중요한 천문 현상이 기록됐다. 바로 바빌로니아 천문학자들이 남긴 세계 최초의 개기월식 관측 기록이다.
월식은 태양·지구·달이 일직선으로 늘어서서 지구 그림자에 달이 가려지는 현상이다. 이 가운데 개기월식은 달이 지구 그림자에 완전히 가려지는 경우를 말한다. 바빌로니아의 점토판고대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바빌로니아인들은 하늘의 움직임을 신의 계시로 믿었다. 그들은 밤마다 별과 행성의 위치를 추적하며 점토판에 기록을 남겼다. 기원전 746년에 발생한 이 월식은 날짜와 시간이 명확히 명시된 가장 오래된 천문 현상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당시 기록에 따르면, 관측 지점은 바빌론 (현 이라크 지역)이었고, 달이 서서히 붉은빛으로 변하며 완전히 사라지는 과정이 상세히 묘사돼 있다. 이는 호기심을 넘어 왕국의 운명을 점치기 위한 국가적 차원의 관측이었다.
이 기록이 오늘날 현대 과학에 주는 의미는 상당하다. 천문학자들은 이 고대 기록을 바탕으로 지구의 자전 속도가 수천 년에 걸쳐 어떻게 미세하게 변화했는지 계산한다. 이를 '델타 T'라고 부르며, 고대 관측 시간과 현대 역학적 시간의 차이를 분석하는 핵심 지표가 된다.
고대인들에게 개기월식은 끔찍한 재앙의 징조였다. 달이 피처럼 붉게 변하는 현상은 왕의 죽음이나 전쟁을 암시한다고 믿었기에, 그들은 이를 기록하여 미래를 대비하려 했다. 하지만 이러한 미신적 동기가 아이러니하게도 인류 천문학의 기틀을 마련하는 정교한 데이터베이스가 됐다.
바빌론의 사제들이 진흙판에 새긴 필치는 단순한 기록이 아니다. 그것은 우주의 질서를 이해하려 했던 인류의 첫 번째 도전이자, 현대 천문학의 뿌리다.
acenes@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