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중국, 30년 만의 국교 정상화 발표 [김정한의 역사&오늘]
1978년 12월 15일
- 김정한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1978년 12월 15일, 미국과 중화인민공화국이 역사적인 공동 성명을 전격적으로 발표하며 1979년 1월 1일을 기해 대사급 외교 관계 수립할 것이라고 알렸다.
이로써 미국은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를 중국의 유일한 합법 정부로 공식 인정하고, 이에 따라 대만(중화민국)과의 상호방위조약은 폐기되며 모든 공식 외교 관계를 단절하게 됐다. 미국의 지미 카터 행정부는 중국이 주장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수용함으로써 관계 정상화의 최대 걸림돌을 제거했다.
미중 국교 정상화는 1972년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방중과 '상하이 공동성명' 이후 양국이 수년에 걸쳐 진행해 온 비밀 협상의 최종 결실이었다. 협상 과정에서 가장 큰 쟁점은 대만 문제였다. 중국의 최고 지도자 덩샤오핑이 국교 정상화를 최우선 과제로 두고 미국의 대만 방어용 무기 판매 계획에 대해 '공개적 반대, 암묵적 용인'이라는 전격적인 결단을 내린 것이 최종 합의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덩샤오핑은 미국과의 수교가 중국의 경제 발전에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다.
미국은 소련에 대한 전략적 우위를 확보하고, 거대한 중국 시장에 대한 경제적 이익을 기대했다. 중국 역시 남북에서 소련의 포위망에 직면한 상황에서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소련의 위협을 분산시키고, 서방의 자본과 기술을 유치하여 현대화 정책에 박차를 가할 동력을 얻으려 했다.
이 발표는 동아시아 및 국제 질서에 거대한 파장을 일으키며 20세기 후반 국제 관계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특히 대만은 유엔에서 축출된 데 이어 맹방이었던 미국과의 공식 관계까지 끊기면서 국제 사회에서의 입지가 크게 축소됐다.
하지만 미국은 곧바로 대만관계법을 제정해 대만에 대한 비공식적 관계와 방어적 무기 판매의 근거를 마련했다. 이로써 '하나의 중국' 원칙과 대만 안보 사이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는 토대를 닦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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