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북구청장 '전국노래자랑'서 여간부 8명 백댄서 세워 논란…KBS "관련 없어"

KBS 1TV '전국노래자랑' 공식 홈페이지
KBS 1TV '전국노래자랑' 공식 홈페이지

(서울=뉴스1) 김민지 박지현 기자 = 문인 광주 북구청장이 'KBS 전국노래자랑 광주 북구편'에 여성간부공무원을 백댄서로 세웠다는 논란이 일어나 본인이 직접 사과한 가운데, 제작진이 KBS와는 관련 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13일 KBS 1TV '전국노래자랑' 측은 "지난 6일 '전국노래자랑' 광주 북구 편 녹화 당시 '광주 북구청장의 노래 공연'에서 공무원을 백댄서로 동원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KBS는 관련이 없음을 밝힌다"라고 입장을 전했다.

'전국노래자랑' 제작진은 "'전국노래자랑'은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의 특성상, 녹화 전 또는 쉬는 시간에 해당 지자체를 대표하는 지자체장이 지역민을 위해 인사하는 자리를 갖는 것을 통상적인 관례로 이어오고 있다"라며 "KBS 제작진은 이 시간에 지자체장이 지역을 홍보하거나 주민에게 인사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할 뿐, 제작진이 그 형식에 상관하거나 개입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울러 논란이 된 해당 무대는 방송용이 아니며, 녹화 또한 되지 않는다"라며 "따라서 내년 2월 15일 예정된 광주 북구 편 방송에서 논란이 된 광주 북구청장의 공연은 방영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제작진은 당시 해당 무대에 오른 백댄서들이 공무원인지 여부에 대해 사전에 알지 못했고, 더욱이 출장 결재여부에 대해서는 제작진이 확인할 사항이 아니었음을 알려드린다"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KBS 제작진은 특정 의도를 가지고 무대를 구성하거나 특정 인물에게 특혜를 제공한 사실이 없다"라며 "다만 국민적 관심이 높은 프로그램인 만큼, 앞으로 프로그램 제작 과정에서 오해의 소지가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겠다"라고 전했다.

공무원노동조합 광주지역본부는 13일 논평을 내고 "문인 북구청장은 이번 사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공직자의 품위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6일 광주 동강대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KBS 전국노래자랑 광주 북구편' 녹화 현장에서 문 구청장이 트로트 곡을 부르며 무대에 올랐고, 여성 국·과장급 간부 공무원 8명이 가발과 선글라스를 착용한 채 백댄서 퍼포먼스를 펼친 것을 지적한 것.

노조는 "이번 사안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 공직자의 품위와 성인지 감수성, 건강한 조직문화를 되돌아보게 하는 중대한 문제"라며 "과거 유사한 사례가 있었음에도 개선되지 않은 채 또다시 공무원을 들러리로 세워 자존감을 훼손한 점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간부 공무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하더라도 이를 제지하고 중단시켰어야 할 구청장이 오히려 용인한 것이 더 큰 문제"라며 "특히 여성 간부만 무대에 오르게 한 점은 성인지 감수성 부족과 조직 내 위계적 문화의 민낯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이후 문인 광주 북구청장은 같은 날 입장문을 통해 "해당 무대는 주민들과 흥을 돋우기 위한 순수한 행사였다"며 "여성 간부들만 참여하게 된 점에 대해 제기된 우려의 목소리는 겸허하게 받아들이며 앞으로 더욱 세심히 살피겠다"고 사과했다. 이어 "출장 처리는 개별 직원들의 판단하에 이뤄진 것이며 사전 연습이나 출장비 지급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녹화 전날인 지난 5일 오전 북구 오치동 커뮤니티센터에서 간부 공무원 일부가 무대 퍼포먼스를 위한 연습을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논란이 이어진 바 있다.

breeze52@news1.kr